매일신문이 대구·경북민을 대상으로 12일 실시한 17대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지역에서 압도적인 독주체제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영남권에서 대반전을 노렸던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영남권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 다른 후보들도 대구·경북 지지율이 2~3%대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다.
◆이명박, 대세론 굳힐 듯
지지율이 62.4%다. 압도적인 수준. 본사가 지난 달 1일 이후 실시한 4차례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지난 달 1일 47.1%, 지난 달 10일 45.8%,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직후 조사인 지난 6일 56.4%, 12일 62.4%로 상승세를 그렸다. 특히 대구의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북의 60.6%보다 높은 64.1%의 지지를 이명박 후보에게 보낸것. 지난 달 10일 본사 조사 때의 대구 42.4%, 경북 48.8%와 비교할 때 대구·경북의 지지도 강세가 역전됐다. 이는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과 이회창 지지를 보인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명박 후보 쏠림 현상이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위인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본사 조사 이후 최대인 47.9%포인트(p)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설이 제기되던 지난 달 1일 시점에서는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22.9%p이던 것이 이회창 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 직후 시점인 지난 달 10일에는 두 후보간 격차가 18.3%p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의 BBK 무혐의가 밝혀진 이후인 지난 6일 시점부터 두 후보간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진 것.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의 증가 원인은 이명박 후보의 약점으로 인식되던 BBK 의혹 해소와 선거일이 가까울수록 나타나는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명박 후보는 적극 투표층로부터는 더 높은 지지를 얻었다. 무려 64.9%다. 전체 지지도 대비, 이회창 후보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47.9%p→50.6%p). 또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지지층으로부터도 높은 지지(77.9%)를 얻고 있다.
지지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느냐를 묻는 지지 견고성에서도 이명박 후보가 가장 높아 84.1%로 이회창(75.2%), 정동영(70.4%) 후보를 앞서고 있다. 당선 가능성 역시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이다(84.1%). 막판 이명박 대세론을 읽을 수있는 대목들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 우호적인 지역정서는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났다. BBK 의혹 수사 검사에 대한 대통합민주신당의 탄핵 소추안 발의에 대해 잘못한 일(63.1%)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많았고, 이명박 후보의 재산헌납도 잘 한 결정(78.4%)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TV토론 역시 이명박 후보가 토론회를 가장 잘 한 후보(30.4%)로 꼽았다.
◆초조한 이회창
여론조사 결과로 볼때 계속 내리막길이다. 선거 중·종반 지지율이 올라도 여전히 힘든 상황인데 지지율이 되레 하강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회창 후보가 충청권과 함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대구·경북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해 이회창 후보 캠프는 초비상 상태다.
12일 시점의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14.5%다. 이명박 후보와 3배 이상의 격차로 뒤져 있다. 더욱이 출마선언 직후인 지난 달 10일 27.5%를 정점으로 지난 6일 17.1%, 12일 14.5%로 크게 떨어진 것. 적극 투표층의 지지율은 14.3%로 전체 지지도보다 낮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탈도 기대했지만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회창 후보 지지는 11.0%에 그쳤다. 당선 가능성은 이명박 후보와 큰 격차를 보였다. 3.6%에 불과한 것.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지지도, 당선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보수신당 발언에 대해서도 시·도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보수신당 창당에 반대한다는 의견(67.1%)이 찬성(23.9%)보다 3배 가까이나 됐다.
조재목 대표는 "현재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볼때 선거 막판 부동층이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몰리는 경향이 적잖아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개연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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