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가이드] 진로 설계시 고려해야 할 점은?

수험생들은 '입시 마라톤'에서 마지막 코스를 남겨 놓고 있다. 자신의 수능성적과 적성 등을 고려해 희망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 일찌감치 자신의 목표 대학과 학과를 결정했고 수능성적도 그 수준에 적절한 수험생들이라면 담임교사와 상담을 통해 소신껏 지원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점수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거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수험생들도 많다. 무조건 상위권 대학, 인기가 높거나 취직이 잘 되는 학과를 선택한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후회 없는 진로선택을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진로 설계, 삶의 목표나 가치관 반영해야

점수에 맞는 학교, 학과를 선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적성과 취향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는 일이다. 어렵게 진학을 하고서도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생활을 중도에 포기하고 수험생 대열에 다시 뛰어드는 학생들이 많다. 학과 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적성을 기준으로 하지 않은 탓이다. 진학담당 교사들은 상담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을 겪을 때가 많다고 한다. 학생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무조건 의대에 원서 쓰기를 채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구고 박영식 교사는 "합격 가능성만 최우선 요소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학생의 특기와 적성을 고려해 10~20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 '선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대입 전략의 출발점을 자신의 적성을 탐색하는 데 둬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장래 나는 어떠한 인물이 될 것인지,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적성과 관심 분야를 아는 데는 표준화된 심리 검사가 도움이 된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였을 때 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지, 자신에게 숨겨진 잠재적 능력과 성향은 어떤 것인지 검사 결과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현명한 진로 선택은 사회적인 성공만을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 내 진로에 대해 얼마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가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단순히 의사나 변호사, 교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사회에서 어떤 의사, 변호사, 교사가 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삶의 목표나 가치관 없이 맹목적인 진로 선택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다.

◆진학 정보 수집

희망 진로를 결정했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학과의 진학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이번 입시처럼 대학·학과별 전형이 복잡한 경우에는 정확한 진학 정보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고 이를 잘 분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릴 수 있다. 담임교사나 진학담당 교사와 함께 지원 대학·학과별 전형요소를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 해당 학과·직업이 체력이나 체중 등 신체적 요건을 요구할 경우에는 꼼꼼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 교육 수준, 종교, 거주지 등도 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친지나 선후배 등을 통해 자신의 희망하는 대학 및 학과, 그리고 직업에 대한 특징 등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진로 설계와 대학 선택 시 유의사항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가 보자. 진학 지도 전문가들은 진로 설계 3단계론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을 알아가는 단계. '내가 잘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 '내가 직업과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방해되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희망하고 있는 직업목록표를 만들고 가능한 희망직업 목록을 확장시키면서 희망하는 직업과 관심 정도를 조사한다. 사회에서 바라보는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적성과 흥미, 가치관에 맞지 않는 희망직업을 하나둘 삭제해 나가면서 최적의 직업을 찾아내도록 한다.

두 번째는 ▷선택 가능한 진로를 탐색하는 단계. 앞선 단계에서 선별된 직업을 중심으로 향후 직업 전망과 수행직무, 요구되는 교육수준이나 훈련·자격 요건,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과 교육기관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해외 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목표를 세우고 행동을 하는 단계. 대학 진학을 위한 계획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현재 성적과 향후 자기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진학 가능한 학과와 대학 리스트를 선별해야 한다. 그런 뒤 각 대학의 입시전형을 분석, 입시 전략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목표한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영역별 반영과목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학은 완전히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 때문에 대학 선택에 있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당장 자신의 성적에 맞는 대학에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수집해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별 입시 요강이나 요람을 살펴봐야 한다. 대학 홈페이지를 살펴보거나 대학별 설명회에 참가해 이런 정보에 관심을 가져보자. 이때 해당 대학의 학사 운영 과정과 교수진을 알아보는 것뿐 아니라 외국 대학들과의 협력 프로그램 등 국제적 안목을 갖추고 있는지도 살펴보자. 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전공에 풍부한 선택과목과 경쟁력 있는 부전공이 설정돼 있는지도 알아보자. 이는 졸업 후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장학금이나 도서관 시설은 잘 갖춰져 있는지, 기숙사, 학생회관, 통학 버스 등 학생 복지 시설이 적절히 확보돼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라.

· 전공과 관계없이 무조건 성적에 따라 대학을 결정하지 말라.

· 큰 대학, 일류 대학이 반드시 좋은 대학은 아니다.

· 대학 진학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면 충분한 준비 후에 진학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 현재 인기 있는 학과가 졸업 후에도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 대학 진학이 삶의 모든 부분이라 생각하지 말라. 대학에 실패한 사람들도 인생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 부모와 교사의 의견도 함께 존중하라.

· 성적이나 학력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라.

· 수도권 대학만을 고집하지 말라.

· 대학보다 전공을 우선적인 선택 기준으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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