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명승

문화재를 보존,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인류문화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 바로 문화재보호법이다.

문화재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 등으로 분류되며 크게는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 문화재 자료로 구분된다.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보'보물'중요무형문화재'사적'명승'사적 및 명승'천연기념물'중요민속자료 등 8개 유형으로 나뉜다. 2007년 말 현재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보 309건, 보물 1천513건, 사적 475건, 천연기념물 381건, 명승 30건 등 모두 3천84건에 달한다.

국가지정문화재 중 경치가 좋기로 이름난 경승지로서 역사적, 예술적, 경관적 가치가 크며 자연미가 빼어나게 아름답고 고유성, 희귀성, 특수성이 큰 곳을 '名勝(명승)'이라 부른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구미 採薇亭(채미정)과 예천 草澗亭(초간정) 園林(원림), 경북 문경 관음리~충북 충주 미륵사 터를 연결하는 옛길인 하늘재 등 5곳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내년 3월에는 '명승'으로 정식 지정된다.

금오산 기슭 계류에 자리 잡은 채미정은 고려가 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절의를 지킨 야은 吉再(길재)의 학문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조선 영조 때 건립한 정자다. 채미란 이름은 백이'숙제의 고사에서 따왔다.

예천군 용문면 원류마을 앞 계류가 굽이쳐 흐르는 암반 위에 세운 초간정은 주변 전통 원림과 어우러져 경관이 빼어나다. 하늘재는 신라 8대 아달라왕이 북진을 위해 처음 연 고갯길로, 조선 초기 죽령이 열리기 전까지 경상도에서 경기, 충청, 강원지역으로 가는 유일한 고갯길이었으며 운치를 자랑한다.

이번에 채미정 등 지역 3곳이 명승에 추가됨으로써 경북지역에는 기존의 울진 불영사계곡, 주왕산계곡, 예천 회룡포, 예천 선몽대, 봉화 청량산, 안동 백운정 및 개호송 숲, 죽령 옛길, 문경토끼비리, 문경새재 등 9곳에서 모두 12곳으로 늘어난다. 전국의 명승 51곳 중 12곳이 경북에 있게 된다. 우리 지방에 경치가 수려한 곳이 많다는 방증이다. 문화재보호법에는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은 원형 유지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의 자연문화유산을 아끼고 보호하는 것은 우리 지역민들의 몫이다. 경승이 명승이 되느냐, 보잘것없는 것이 되느냐도 우리에게 달려 있다.

홍석봉 중부본부장 hsb@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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