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적엔 떡국을 일 년에 딱 한번 설날밖에 먹지 못했다. 순 쌀만으로 만든 떡국은 입 속에 넣자마자 없어져 버렸다. 우리 마을에는 방앗간이 없었다. 읍내에 있는 정미소에 가 가래떡과 인절미 만들 찹쌀을 빻아오려면 하루 종일이 걸렸다. 집에 와서 함지를 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을 누나들과 한 토막씩 떼어먹을 땐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어머니는 떡 썰기 전에 다 먹겠다며 야단을 치셨다. 한 해는 설이 지나고 한 달 정도 지나서 잘 쓰지 않는 찬장 그릇 속에서 가래떡 두세 토막이 딱딱하게 말라서 발견되었다. 어머니께서 범인이 누구냐고 닦달을 해보면 누나들 중 누군가 나중에 몰래 먹으려고 감춰 두었다가 잊어버린 것이었다.
지금은 언제든지 시장에 가면 떡볶이가 있고 떡 꼬치가 있다. 하지만 어찌 그때의 갓 만들어 말랑말랑한 가래떡 맛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도시에 취업 나간 형님누나 모두 모여 부모님께 새해인사를 올리고 시끌벅적하게 떡국을 먹던 때가 그립다. 앞으로는 아들 딸 많이 낳아 정이 넘쳐나는 그 시절의 대가족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허이주(대구 달서구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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