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민족 '대이동'이 사실상 24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24일 아침 각 역과 공항, 버스터미널에는 손에 선물 꾸러미를 든 귀향객들이 바쁘게 오갔다. 하지만 이들의 손은 예년보다 훨씬 가벼워져 있었다.
이날 아침부터 일찌감치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수옥(31·여)씨는 "경기침체로 보너스가 지급되지 않아 고향으로 가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며 "선물도 2만~3만원대의 저렴한 것으로 준비했고, 부모님께 드릴 용돈 봉투의 두께도 작년에 비해 훨씬 얇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모(63·경산시 계양동)씨는 "얼마전 아이를 출산한 며느리를 위해 설을 쇠러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며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다들 힘든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족간의 정이라도 챙겨야지 않겠냐고 생각해 역귀향 한다"고 말했다.
올 설 연휴는 설(26일) 전 휴일이 이틀(24~25일)이고, 다음날(27일) 하루 더 쉬는 나흘 간의 연휴여서 귀향길보다는 귀갓길이 더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눈이나 비 소식이 없지만 서울·경기·서해안 쪽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리면서 많은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돼 안전운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속도로는 23일 오후 늦게부터 곳곳에서 지·정체를 반복했지만 24일 오전8시 현재는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부내륙고속도로 낙동~김천분기점 사이의 정체는 24일 오전 4시가 돼서야 겨우 해소됐다. 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는 23~28일까지의 특별수송기간 동안 하루 평균 34만1천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구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설 명절보다 통행량이 2.3% 늘어나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모두 204만5천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열차의 경우 23~25일 경부선 하행선과 26~27일 경부선 상행선은 거의 매진된 상태다. 동대구역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뒤늦게 열차표를 구하려는 인파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5~26일 하행선은 밤 시간대 일부 좌석이 남아 있는 상태며, 상행선은 23~25일까지 좌석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동대구역 측은 하루 동안 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평소보다 2만여명이 늘어난 6만여명, 23~28일까지 특별수송 기간 동안의 승객은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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