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 이야기'약의 역사(2)

약용식물 유효 성분 19세기에 추출

문명 발달과 함께 의약품도 발전해 왔지만 18세기 말까지는 어느 나라나 초근목피와 동'식'광물에서 얻은 생약 그대로를 의약품에 사용했다. 근대적 의미의 의약품은 18세기 후반에 시작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공업과 함께 과학도 크게 발전하면서 탄생하게 됐다.

19세기가 되어서야 약용식물에서 유효 성분이 추출되기 시작했는데, 1803년 독일의 약사 F. W 제르튀르너가 아편에서 모르핀을 단리(單離)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후 마전과의 마전종자에서 스트리크닌, 키나 껍질에서 퀴닌과 신코닌, 커피콩에서 카페인, 담뱃잎에서 니코틴, 세멘시나에서 산토닌, 코카잎에서 코카인, 아편에서 코데인, 파파베린 등이 잇따라 추출됐다.

1828년에는 독일의 화학자 F 뵐러가 요소(Urea)를 합성해 유기화학을 급속도로 발전시켰다. 또 '약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J. 슈미데베르크는 1883년 '약리학의 기초'를 저술해 약물, 독물의 작용을 체계적으로 밝혔다. 이처럼 유기합성화학과 약리학의 발전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유럽에서 합성 의약품 개발이 눈부시게 이뤄졌다.

1868년에는 협심증 치료제로 아질산아밀이 만들어지고, 수면제로 수산화클로랄이 합성됐다. 옛날부터 해열제로 사용되던 버들속식물(버드나무과)에서 살리신을 분리하고 살리신의 해열작용을 이용해 1899년 아스피린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아미노피린, 페나세틴, 아세트아닐리드 등 많은 의약품이 석탄 타르를 원료로 해 합성됐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화학요법제를 비롯한 새로운 신약이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특히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많은 진전을 보였다. 새로운 항생물질, 화학요법제, 향정신성 치료제, 순환기용 약제 등 강력한 약효를 나타내는 약이 개발됨에 따라 의약품공업이 급속히 발전했다.

최초의 화학요법제인 매독 치료제 '살바르산 606호'를 시작으로, 1935년 독일에서 설파제가 합성된 이후 결핵 치료제인 PAS, 아이나(INAH), 나병 치료제 등 주요한 질병 치료제 의약품이 속속 만들어졌다.

1928년 영국의 A. 플레밍은 푸른곰팡이에서 항균작용을 하는 성분을 발견하고, 연구를 통해 1938년 푸른곰팡이에서 추출된 페니실린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항생제 시대가 열리게 됐다. 1944년에는 S. A 왁스먼이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했는데 그 후 개발된 항균 물질들은 세균에 의한 질병을 예방'치료하는데 쓰일 뿐 아니라 암세포에 대해서도 유효한 것으로 밝혀져 항암제로도 사용하게 됐다.

20세기 후반부터는 생명공학의 발달과 더불어 새로운 개념의 의약품이 개발돼 의약품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인간의 건강수명이 어디까지 연장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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