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20여년 전인 1988년 대정부질문을 통해 서민들의 자살 문제를 집중 제기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3대 국회에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첫 대정부질문에 나서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대정부질문을 이어나갔다.
노 전 대통령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살고,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며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들고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옛날에는 생활고로 일가족이 동반자살하는 일이 많았으나 지금은 그런 일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5공화국 이래 지금까지 기업주의 비인간적 대우에 항거하거나 기업 또는 공권력의 탄압에 항거해 목숨을 끊은 노동자는 모두 몇명이냐" "권력의 도덕성을 규탄하거나 광주학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거나 민주·자주와 통일을 부르짖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년·학생들은 모두 몇이냐" "농촌에서 소값 피해를 보상하라고 주장하며 자살한 농민은 또 몇이냐" "산동네 달동네에서 항거하다가 무너지는 집더미에 깔려 죽거나 자살한 사람은 몇이냐"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경쟁의 부담이 과중해서 자살한 학생 수는 몇이냐"고 집요하게 따져 물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살이) 계속되는 데도 정부는 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해왔느냐"며 "청년·학생들이 계속 죽어가는 이유는 감옥 가서 참회해야 될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온갖 도둑질을 다해 먹으면서 바른말 하는 사람 데려다가 고문하고 죽이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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