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GM과 도요타

이번 주 지구촌의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이었다. 수개월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지난해 9월 터져 나왔던 리먼 브러더스 파산만큼의 충격은 아니었지만 세계 경제계 판도를 뒤흔드는 사건인 것만은 분명했다.

GM의 몰락을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본 이들 가운데에는 분명히 도요타자동차도 있을 것이다. 도요타 역시 GM이 겪고 있는 수모를 어느 정도나마 맛보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2008회계연도에서 4천369억 엔이라는 대규모 손실을 냈다. 59년 만에 발생한 적자라는 점에서, 1조7천100억 엔의 사상 최고 순익을 올린 게 불과 1년 전인 2007회계연도라는 점에서, GM을 제치고 대망의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에 오른 게 역시 2008년이었다는 점에서 도요타가 느낀 위기의식은 결코 작은 게 아니었다.

101년 역사에 76년간 세계 1위 자동차기업이란 지위를 누린 GM이었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었으며, 미국의 國益(국익)으로까지 불렸다. 1952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찰스 어윈 전 GM 최고경영자가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공언할 정도였다.

도요타 역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세계 초우량 기업이었다.

두 거대 기업의 곤경이 100년 만의 불황이라는 글로벌 경제 위기 탓이라고 온통 덮어씌울 수는 없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안이한 경영이 위기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일본 차들의 도전과 高油價(고유가), 환경 규제 강화라는 변화를 도외시하고 여전히 대형차에만 집착한 게 GM의 패착이다.

GM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내부 욕심으로 외부 환경에는 고개를 돌리고 설비 확장에 치중한 건 도요타의 패인이다. '낭비 제거'로 유명한 TPS를 창시한 도요타조차 무리한 몸집 불리기에 눈이 멀었던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미 30% 이상 과잉 생산 구조이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 지분 72.5%의 Government Motors가 된 GM이 Good Motors로 회생해서 Great Motors로까지 부활할지는 미지수다. 도요타는 불황 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나아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러한 변화를 파고드는 분발이 우리 자동차업계에 절실한 시기다.

이상훈 북부지역본부장 azzz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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