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관념이 약했던 1940년대와 1950년대에는 전염병이 전국 곳곳에서 창궐했다. 당시 매일신문을 살펴보면 1면 머리기사로 '장티푸스로 대구서 5명 사망' '전국 324명 대구 65명 뇌염으로 사망' '뇌염으로 전국 국민학교 무기 휴학' 등이 곧잘 등장했다.
1940년대 초 진골목 부자 서병국씨가 콜레라로 사망한 사실은 당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 원장의 기억을 따라가 보자. "1940년대에는 대구에 콜레라가 심했어. 급성전염병인데다 치료약도 별로 없어서 죽은 사람이 정말 많았지. 그때 경대병원에서 근무했는데, 처음 본 콜레라 환자가 진골목 제일부자 서병국씨였어. 겨우 40 조금 넘은 나이였는데, 첫 환자만 아니었어도 죽진 않았을 거야. 대구에서 처음 발생한 환자다 보니 선배 의사들도 책으로만 보던 환자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당황했어. 갖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치료가 쉽지 않았지. 그 후로 조금씩 콜레라에 대응하는 법을 배웠어. 개원 직전에 콜레라가 창궐했는데 내 손으로 치운 송장만 200구는 됐을 거야."
정 원장의 기억에 따르면 동인동 경대병원 응급실 뒤쪽이 배추밭이었다. 시내라고 해야 읍성 권역을 중심으로 대봉동, 남산동, 서문로 등이 전부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응급실 뒤 배추밭에는 거름 주느라 똥덩어리가 늘 굴러다녔다"는 이야기에는 수긍이 쉽지 않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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