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가 명 : 피에르 퓌비스 드 샤반느 (Pierre Puvis de Chavannes, 1828~1906)
*제 목 : 해변의 처녀들 (Young girls at the seaside)
*연 도 : 1879년
*크 기 : 61.0x47.0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오르세 미술관 (Orsay Museum, Paris)
19세기 말 상징주의 대표적인 화가 피에르 퓌비스 드 샤반느(1828~1906)는 프랑스의 주요 벽화가로 유명하다. 토마 쿠튀르와 외젠 들라크루아에게 사사한 그는 프랑스 전역의 시청 및 공공건물의 벽을 장식하기 위해 그린 거대한 캔버스 그림들로도 유명하다. 고대 설화에서 따 온 주제들을 이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과 우의적인 작품들에서 단순한 형태와 율동적인 선, 엷은 평면적인 프레스코 같은 채색을 특징으로 하는 양식을 개발했다. 그는 실내를 장식하는데 있어 벽이 기준이 된 벽화가 건물을 완성한다고 여겼다. 이런 까닭에 그는 명암과 원근감을 통해 얻어지는 입체감과 착시현상을 거부하고, 오히려 밝은 색조를 정적으로 구사하여 벽의 돌이 자연적으로 드러내는 느낌을 보이려는데 중점을 두었다. 주문에 의해 제작한 퓌비스 드 샤반느의 주요 작품으로는 생 주느비에브의 생애를 그린 패널 작품들이 파리 팡테옹에 있으며, 주요 벽화로는 소르본 대학(1887~89)과 파리시청(1893), 보스턴에 있는 공공도서관의 계단 벽화(1894~98)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변의 처녀들'은 고전적이며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신화적 세계를 보여준다. 차분한 배경 속 인물들의 몸짓은 고대 그리스 조각의 조화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무대 위의 배우 같다는 느낌을 준다. 신화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의 이 작품은 상징주의의 선구자란 평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해변의 처녀들'에서는 풍경보다는 그림의 전경에 위치한 인물들이 우선 시선을 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여인들은 모두 긴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파스텔톤의 색조는 적요함, 심오함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몽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하다. 바닷가에 여인의 누드를 등장시키는 것은 비너스 탄생 이후 서양 미술사에 빈번히 등장하는 소재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생명의 탄생, 풍요, 요부라는 비너스의 소재와는 달리 모두 생각하는 여인들처럼 보인다. 그림에서 세 여인은 각각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어머니로서의 여인과, 아내로서의 여인, 딸로서의 여인을 각각 상징하는 것일까? 혹은 그림의 배경을 삼분하고 있는 하늘과 땅과 대지를 지칭하는 것일까? 바위와 모래위에 피어난 눈에 띄지 않는 꽃들이 상징하듯 에로티즘이 제거된 것처럼 느껴지는 그의 그림의 모든 것은 마치 정지된 은유처럼 보인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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