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조선평전(신병주 지음/글항아리 펴냄)

60개 테마로 들여다 본 조선, 500년 대하드라마 속으로

'조선은 어떤 나라인가'에서 시작해 '조선을 뒤흔든 위기의 순간들', '조선을 조선답게 만든 위대한 풍경들' 등을 거쳐 '조선사회의 저력'과 '역사의 의미'에 이르기까지 10가지의 큰 제목 아래 각각 6가지의 소주제로 조선에 대한 60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 속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기록의 나라, 조선', '도망가는 노비, 살해되는 주인', '조선의 대운하 실패 원인', '백성의 절반이 곰보?', '왕릉의 정치학' 등 지금의 관점에서 봐도 한 번은 되돌아볼만한 소재들이다.

이 책은 또한 역사의 진면목들을 흥미롭게 펼쳐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재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또 역사의 현장성도 놓치지 않는다. 서울 성곽과 조선 왕릉의 역사를 다뤘고, 1623년 인조반정의 역사 현장을 따라가 보았다. 청계천 물길에는 태종'영조대 영광의 역사가 담겨 있음을 강조했다. 정조가 추구했던 개혁정치의 현장도 돌아본다. 한마디로 독자들이 조선의 역사를 피부에 닿게 느끼도록 하는 셈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의 정치, 사회, 문화, 자연을 포괄적으로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는 점이다. 주요 사건이 망라되었고, 각 신분의 이야기가 있으며, 사시사철의 풍속이 소개된다. 균형 잡힌 시각, 자유로운 문체와 엄정한 사료적 판단을 좌우에 쥐고 그야말로 조선이라는 나라의 생애를 그림처럼 묘사해 나갔다. 그래서 조선의 진면목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는 지나치지 않다. 장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풍부한 도판은 나무와 숲을 동시에 조망하는 이 책의 존재감을 더욱 살려준다.

지은이는 안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뒤 서울대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조선의 역사를 전공한 정통 역사학도다. 규장각에서도 일을 했으며 현재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역사 대중화의 선두주자로 KBS의 '역사추리' '역사스페셜' '불멸의 이순신' 자문을 맡았으며, KBS1 라디오 '신병주의 역사인물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550쪽, 2만3천800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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