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와룡면 서현리 양돈단지 재운영을 둘러싸고 돼지 재입식을 서두르고 있는 농장주들과 단지폐쇄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갈등(본지 5월 19일자 8면 보도)이 장기화되면서 안동시가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현양돈단지와 인접해 있는 와룡면 서현리와 감애2리'주하2리, 녹전면 서삼리 주민 100여 명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8일 안동시를 찾아 서현양돈단지 완전 폐쇄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농장주들도 최근 서현양돈단지 청소와 소독 등 절차를 거쳐 돼지 재입식을 신청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주민반대에 부딪쳐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안동시를 항의방문해 재입식 절차를 서둘러 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이 같은 농장주와 주민 간 갈등과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친 가운데 권영세 안동시장은 이날 주민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장주'주민대표'안동시가 함께 참여하는 '서현양돈단지 재운영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했다.
권 시장은 "행정기관으로서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해 폐쇄하거나 재입식 절차를 서두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이해 당사자가 만나서 대화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 합의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농장주와 주민대표, 안동시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직해 농장주와 주민 간 입장차를 좁히는 동시에 합의된 부분에 대한 약속 이행 등 강제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안동시는 이곳에 60억~7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6만4천900여㎡를 매입, 동물 복지형 친환경 축산 육성을 위한 '안동한우 번식우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추경에서 안동시의회의 예산삭감과 농장주들의 폐업 보상금 지급 요구 등으로 단지 폐쇄 방침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에게 입장 철회를 요구할 수밖에 없어 친환경단지 운영 등 주민피해를 막을 수 있는 해법 마련이 갈등을 풀 수 있는 실마리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민들은 "양돈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파리 등 해충으로 사람이 살 수 없다. 주민들은 지난 20여 년간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참을 수 없다"며 악취와 해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서현양돈단지 한 농장주는 "구제역 살처분 보상금을 받았으나 빚을 갚고 남은 것은 빈손이다"며 "안동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민들을 설득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축산진흥과 관계자는 "서현단지는 사유재산으로 장기간 재입식을 막을 수 없다"면서 "주민들과 농장주들이 서로 합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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