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교영의 의료백과] DUR이 뭐예요?

최근 영화배우 조재현 씨가 출연한 DUR 방송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광고는 '중복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고의 내용은 '바닷가의 상어' '골프장과 비' '같은 옷을 입은 여자' 등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이런 상황을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우리가 복용하는 약에도 여러 성분이 있고, 두 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 '중복'이 발생할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약을 남용 또는 오용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는 점을 비유한 것이다.

DUR(Drug Utilization Review)은 의약품 처방조제 지원 서비스를 뜻한다. 이 제도는 2008년부터 의사의 처방약에 대해 도입된 이후 시행 지역이 점차 확대돼 작년 12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9월 1일부터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이 서비스를 도입하려 했지만, 약사회와 의견 차이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DUR은 의약품 처방'조제 시 병용 금기 등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부적절한 약물사용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나 약사가 다른 의료기관이나 약국의 처방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처방'조제해 약을 복용할 경우 약물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중복처방 등으로 인해 국민 건강을 해칠 위험이 높아서다. 또 처방 건당 약의 품목 수는 평균 4개 정도로 선진국(1, 2개)에 비해 많아 처방전 간 다제 병용, 중복투약 등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제도를 운영 중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의료기관'약국 등, 단 한방 진료 분야 제외) 모두 공통적으로 사용 가능한 처방'조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요양기관은 매일 컴퓨터 부팅 시 심평원 급여 기준 DB 마스터에 구축돼 있는 병용 금기 등의 점검기준 및 업데이트된 내용을 자동으로 내려받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의'약사의 처방조제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입력해 의약품의 사용 금기, 처방전 간 중복 등을 사전점검하는 방식이다. 사전점검 시 점검결과가 없는 경우에는 처방'조제내역이 그대로 전송돼 누적된다. 병용'연령 금기, 처방전 간 중복'병용 금기 약제 등을 부득이하게 처방'조제할 때는 그 사유를 기재하고 심평원에 실시간 전송해야 한다.

DUR과 관련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통계가 나왔다. 최근 2년간 임산부의 건강에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는 금기 의약품이 3만여 건 처방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임부'연령'병용 금기 처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임산부에게 임부 금기 의약품이 처방된 사례가 2만9천542건이었다. 정부는 2009년 4월부터 임부가 복용할 경우 태아에게 저체중 또는 기형을 유발하거나 태아 및 임산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314개 성분의 의약품을 임부 금기 약물로 지정한 바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