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광고 거품

20일 새벽에 열리는 유럽 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축구 팬들만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영국의 첼시와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이 격돌하는 이 큰 경기에 첼시의 후원 기업인 삼성전자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 삼성전자 로고를 유니폼에 새긴 첼시 선수들이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지켜보는 결승전에서 우승하면 상표 가치 상승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첼시에 매년 200억~228억 원의 후원금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첼시가 2008년에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해 이미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2010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1억 달러 이상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콤팩트급 카인 '벨로스터'의 미국 시장 판매율이 무려 91.4%나 증가하는 성과를 맛봤다. 2월 6일 열린 슈퍼볼(미국 프로 풋볼 결승전)의 TV 광고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인의 4분의 3이 시청한다는 슈퍼볼은 TV 광고료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해 슈퍼볼은 30초 광고료가 약 39억 원, 초당 1억 3천만 원이나 됐다. 현대자동차는 슈퍼볼 광고비로만 약 230억 원을 썼다.

광고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지만, 현대적 의미의 광고가 시작된 지는 100년 정도이며 그 기간에 마케팅 비용과 광고비 등은 마천루처럼 높이 치솟았다. 기업들은 매출액의 20~30%를 광고비로 쓸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으며 세계적 대기업의 광고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러한 스포츠 마케팅이나 광고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긴 쉽지 않지만, 소비자들에 대한 상표 인지도 조사, 매출 증대 실적 등을 통해 파악한다.

기업들이 TV나 신문 매체의 광고 효과를 반기는 반면 첨단 매체의 광고 효과에는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일어났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가 15일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에 올해 쓸 예정이던 116억 원의 광고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11억 6천500만 원을 내면 1억 2천500만 회가 노출된다는 페이스북 광고이지만 화면 오른쪽에 나타나는 광고를 사용자들이 제대로 보지 않아 광고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페이스북 측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광고료 거품 논란도 함께 일고 있어 앞으로의 전개 양상이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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