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하댐 토종 물고기 씨 말리니껴"

어민들 안동호와 도수로 반대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도수로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들이 안동호의 식육 외래어종이 임하호로 넘어가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안동호에서는 해마다 외래어종 퇴치를 위한 배스낚시대회. 매일신문DB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도수로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들이 안동호의 식육 외래어종이 임하호로 넘어가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안동호에서는 해마다 외래어종 퇴치를 위한 배스낚시대회. 매일신문DB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도수로 공사를 둘러싸고 외래어종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 주민들이 공사 중단과 환경성 재검토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수로가 완공되면 안동호에 서식하는 외래어종이 임하호로 유입돼 토종 어류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하호 어민 25명과 안동시 임동'임하면 주민 등은 최근 '임하호 토종어류 보존협회'(이하 보존협회)를 구성하고 안동호에 서식하는 외래어종의 유입으로 임하호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국무총리실과 감사원, 국토교통부,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 부처에 보냈다.

보존협회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실시한 안동-임하댐 사전환경성검토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동호와 달리 임하호에는 외래 육식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살지 않는데도 사전환경성검토서에는 서식 개체수가 비슷한 것으로 분석했다는 것.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따르면 안동호에는 1996년 이후 블루길과 배스가 출현했고, 임하호에는 2003년 이후 나타난 것으로 돼 있다. 블루길 개체수도 안동호(10.1%)와 임하호(10.1%)가 같고, 배스도 안동호(2.0%), 임하호(1.3%)에 비슷하게 나타나 외래어종 서식환경이 비슷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임하호에는 배스나 블루길이 서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임하호 보존협회 이수섭(58) 회장은 "임하호가 조성된 이후 20여 년을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오고 있지만 그동안 블루길과 배스 등 외래 식육어종을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며 "임하호에는 외래어종이 살지 않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임하호 토종어류 보존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주민들은 "안동호에 서식하는 외래어종의 임하호 유입차단 시설이나 대책 없이 도수로 공사를 할 경우 임하호에 서식하는 쏘가리와 참붕어, 메기, 꺽지 등 토종어류들이 5년 내에 파괴되거나 멸종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임하호에 외래어종이 유입될 경우 상류지역인 영양 반변천과 청송 용전천, 길안천 등 청정지역 생태계 파괴는 물론 임하호 물이 공급되는 영천'경산'포항'경주를 비롯해 대구 금호강까지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민 최윤섭(61'임동면 사월리) 씨는 "임하호 토종어류 파괴는 어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안동시의회와 안동상공회의소, 안동지역 기관단체를 비롯해 영양'청송지역 어민과 군의회 등 다양한 기관'단체들이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안희복 임하공사팀장은 "대학에 용역을 맡겨 임하호 생태계 조사를 했는데, 2003년 이후 임하호에도 외래종이 나타난 것으로 안다"며 "외래어종을 줄일 수 있는 시설들로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고, 일본 등 선진국에서 검증된 전기 스크린을 설치해 물고기들이 양 댐을 오가는 것을 막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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