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도 지역경제는 수년째 제조업을 중심으로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간 대구는 수출, 산업생산, 취업자 증가율에서 전국평균을 크게 상회하였으며, 특별시와 광역시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9년째 전국 꼴찌 등 부정적인 경제지표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은 이러한 지역경제의 지표에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대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강점과 저력을 가진 도시다. 산업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고 각종 국책연구소 건립 등을 통한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속속 갖춰져 미래가 밝은 도시다.
대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육도시로서 우리 지역 출신 인재들이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선도하였고, 지금도 풍부한 인력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다. 뿌리산업과 소재산업이 발달해 첨단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도 잘 갖추어져 있다.
안정된 노사관계와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대구가 가진 강점이다. U-대회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높은 시민의식은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기공식을 가진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와 한창 분양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는 그동안 지역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던 산업용지난을 완전히 해결하였고, 현재 조성 중인 산업용지 공급이 완료되면 기존 면적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산업용지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는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이다. 차세대 전자'통신, 첨단 기계, 미래형 자동차 등의 기업을 중점적으로 유치할 계획인 만큼 지역의 산업구조를 보다 첨단화'고도화하고 지역 경제발전을 견인할 핵심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독일 경제의 중심에는 강한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과 서로 협력하는 노사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기에 가장 부합되는 지역을 고른다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구다. 정부가 세계적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100개 업체 중 대구기업이 무려 12개나 포함되어 있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으며 글로벌 강소기업, 한국형 히든 챔피언에도 많은 대구의 기업들이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대구는 정부가 인정하는 노사 평화 도시, 노사 무분규 도시이다.
또 하나의 희망은 그동안 약점이었던 R&D 기반이 획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시민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현재 지역에는 주요 국책연구기관의 대경센터나 지역본부가 둥지를 틀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기계연구원 같은 R&D기관들이 새 청사를 준공하였거나 건립 중이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로봇산업진흥원, 한국뇌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R&D 관련 기관들이 지역기업들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국가나 지역 경제발전의 동력은 창의성과 융합해서 나오며, 그 수준은 문화, 예술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한다. 필자는 대구가 다른 어떠한 지역보다 문화, 예술이 융성했고 그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조선시대 이전은 차치하고 근'현대만 살펴보아도 이상화'이장희'현진건'김동리를 비롯한 문인, 박태준과 현제명을 비롯한 음악가, 그리고 이인성'이쾌대'서동진을 비롯한 미술인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물들이 바로 우리 지역 출신이다.
그리고 그 전통은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이렇게 넓은 문화예술의 저변은 우리 지역의 자존심이며, 지역 경제발전의 커다란 동력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잘 갖추어진 산업생태계가 대구시와 시민,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기업인들이 혼신을 다해 힘겹게 이룩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만큼 이제는 이 소중한 결실들을 어떻게 지역 경제발전의 핵심동력으로 키워 나갈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필자는 그 출발점이 대구가 가진 강점과 가능성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긍지와 자신감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김동구/대구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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