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탁의 '水난'

긴 장마에 과일값 껑충, 상추 시금치 2'3배 폭등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 장을 보던 주부 한은경(39) 씨 상추를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이내 다시 꺼냈다. 대신 깻잎을 골라 바구니에 넣었다. 이 주부는 또 과일 코너를 둘러보다가 코너 한 구석에 마련된 냉동과일 냉장고에서 냉동 망고를 구입했다.

한 씨는 "삼겹살용 쌈재료를 고르던중이었는데 상추 가격이 며칠 사이에 너무 올라 대신 싼 깻잎을 담았다"며 "과일도 수박을 사려다 한 통이 1만5천원이 넘어 대신 가격이 저렴한 냉동 제품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장마영향으로 채소류와 과일 수확에 차질이 빚으지면서 채소와 과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소는 7월에 수확되는 조'중생종 복숭아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0% 감소하고, 포도는 지난해 대비 3.8%, 평년대비 12.8%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긴 장마에 따른 농지 침수까지 더해지면서 엽채류의 작황도 좋지 못한 상태다.

이로인해 채소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23일 시금치(4kg) 전국 도매가격은 3만2천400원으로 한달 전 1만2천100원보다 2.7배, 적상추(4kg)는 한달 전 1만4천원에서 23일 3만4천800원으로 2.5배 올랐다.

깻잎(2kg)도 1만6천400원으로 한달 전(1만1천600원)보다 41.3% 가량 가격이 뛰었다.

23일 기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복숭아(4.5kg) 도매가격은 평균 1만5천250원을 기록해 일주일 전 9천원에 비해 70% 가까이 올랐다. 22일 기준으로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복숭아 황도 도매가격(4.5kg)은 일주일전보다 48% 올랐고, 사과 아오리(10kg)는 72% 상승했다. 수박 가격도 상승세다. 수박 1통의 도매가격 전국 평균은 23일 기준 1만7천400원으로 한달 전 1만4천950원에 비해 16.9% 올랐다. 복날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수박의 특성상 가격이 오르기도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가격 1만3천640원에 비해서도 27.6%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자 대체 가공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지역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생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과일주스, 과일 통조림, 냉동 과일, 건 과일 등 가공 과일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가량 늘어났다.

대형마트 농산물 매입 관계자는 "최근 중부지역 산지에서 농지 침수 피해가 늘면서 노지재배 농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며 "과일도 본격 출하되는 여름 과일들이 올 봄 냉해와 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아 출하량은 물론 품질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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