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는 산업단지 내 사업장보다 일상생활 공간에서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의 양이 몇 배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점오염원인 도로의 자동차, 페인트를 칠하는 건설현장의 도장(塗裝) 작업 등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은 별도의 오염방지시설 없이 사용자와 주변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0년 대구지역 비점오염원 화학물질 대기 배출량은 5천771t으로 이는 같은 해 대구의 산업단지 내 사업장 등 오염 배출원의 위치가 명확한 점오염원 화학물질 배출량인 1천561t의 3.7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건설현상에서 가림막 없이 노천에서 사용되는 도료(페인트)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1천668t(28.9%)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지역 점오염원 사업장의 전체 배출량보다 더 많은 양이 건설도장에서 나오는 것이다. 다음으로 30인 미만의 중소 염색표백업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1천16t(17.6%), 자동차 등 도로 이동이 1천10t(17.5%), 가정제품이 935t(16.2%), 산업도장이 346t(6%)이었고, 연료소매업(주유소)과 가정용 연료사용'세탁업 등 기타가 796t(13.8%)으로 집계됐다.
대구지역 산업단지의 화학물질 배출량과 비교하면, 2010년 한 해 대구염색산업단지(647t)보다 2.6배나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건설도장 과정에서 배출되고, 자동차가 도로에서 내뿜는 매연 속의 화학물질 양은 성서산업단지(298t)보다 3.4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대기 중에 배출되는 비점오염원 화학물질 중 발암물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2010년 대구지역 비점오염원 화학물질 대기배출량의 15.3%인 878t이 발암물질이다. 이는 같은 해 사업장 등 점오염원의 발암물질 대기배출량인 225t의 3.9배에 이른다.
물질별로 보면 1급 발암물질이 341t이고 발암우려물질 235t, 발암가능물질 302t 등으로 나타났다. 1급 발암물질의 경우 2010년 비점오염원이 점오염원(3t)보다 100배나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고, 발암우려물질과 발암가능물질 역시 점오염원(72'150t)보다 각각 3.3배와 2배가 많이 공기 중으로 나왔다. 1급 발암물질의 경우 대구염색산업단지의 전체 발암물질 배출량(84t)의 4배나 됐다.
백성옥 영남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은 정화시설이나 배출구를 거치기 때문에 지도점검을 통해 단속이 가능하지만 영세 염색표백업과 노천 도장작업, 자동차 매연 등은 일상생활에서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키워드
-점(點)오염원=오염 배출원의 위치가 고정돼 있거나 특정한 지점에 있어 배출되는 지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오염원.
-비점(非點)오염원=도로, 공사장 등 불특정 장소에서 정화시설이나 배기구를 거치지 않고 배출되는 오염원. 오염물질 배출 경로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측정은 물론 처리시설의 설계와 유지관리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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