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급상승 중인 배우 이종석이 12일 한 사극 영화 제작 보고회에서 상투를 튼 자신의 모습에 대해 "'머리발'(머리 모양)이 심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자신이 보기에 상투를 튼 모습이 멋지지 않으니 자신의 외모는 머리 모양에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였다. 음주 운전 파문을 일으켰던 개그맨 유세윤도 최근 케이블 채널의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와 "여기 경찰서 아니에요"라는 대사를 하거나 두부 먹는 모습으로 자신의 잘못을 희화화했다. 성형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진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 역시 한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성형 보형물이) 겨울엔 딱딱해진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일종의 '자학 개그'이자 '셀프 디스'(self diss)이다.
남의 약점을 꼬집는 농담은 거부감을 일으키지만, 자신의 약점이나 치부를 농담 소재로 삼는 것은 분위기를 부드럽고 편하게 만들어 거리감을 좁혀준다. 인기 연예인들이 '셀프 디스'를 하는 것도 이런 효과를 알기 때문이다. '디스'(diss)는 disrespect의 줄임말로 1980년대 미국 힙합 음악에서 가사를 통해 특정인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데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우리나라에선 '상대방 바로 앞에서 비판하다(까다)'라는 의미의 인터넷 신조어로 굳어져 젊은이들 사이에서 '디스' '디스하다'는 말이 즐겨 사용되고 있다.
새누리당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새누리당은 이달 말까지 20, 30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새누리당 욕을 잘하면 상금을 주는 공모전을 연다. 새누리당을 두둔하거나 칭찬하면 감점을 받게 되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할 정도로 폄훼해야 입상할 수 있다는 평가 기준도 제시했다. 공모전 포스터에 '새누리를 디스해라'는 제목을 내걸고 욕에 조예가 깊거나 정치에 관심 없는 청년은 대환영한다고 하니 '셀프 디스'는 아니더라도 '디스 자청'쯤 되겠다.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 기반이 취약한 새누리당이 영리하게 기획했다.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거리감을 좁힘으로써 호감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상대 정당과는 치열하고 경직된 정쟁을 벌이지만, 유권자에게는 유연하게 다가가는 면모도 보여준다. 정치 본무대에서도 아량 있고 신축성 있는 자세가 펼쳐진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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