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첨단문화회관이 별관 개관과 함께 '웃는얼굴아트센터'로 이름을 바꾸면서 개관기념전으로 '열정의 균형'전을 연다.
창작의 두 가지 기본요소는 영감 혹은 열정, 그리고 이를 형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영감이 없는 사람은 창작의 실마리를 잡을 수 없고, 열정 없이는 창작의 지난한 과정을 견딜 수 없다. 그러나 불타는 열정만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완성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절제에 방점이 찍혀 있을 때 새롭고 가치 있는 작품이 나타난다. 웃는얼굴아트센터의 기획전 '열정의 균형'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 전시다.
권기철, 김건예, 김기수, 이지영, 이태희, 차규선, 황우철 작가 등 7인의 작가가 참여하며, 각각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며 각자가 맞이했던 예술의 아픔과 뜨거움을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권기철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의 직관 속에서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실제로 그는 창작을 위한 영혼의 흔들림을 얻기 위해 자주 여행을 떠난다. 삶이 곧 여행이며, 여행의 경험이 창작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태희 작가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성당의 천장화 중에 '아담의 창조'를 재구성한 작품 '49:51'을 내놓았다. 그는 '창작과 감상, 감상과 창작의 관계는 결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감상과 창작은 상호 교환되고 소통되는 관계이기에 창작과 감상 간의 균형감각은 창작과 감상의 전제가 된다.
김건예 작가는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함축한 'Maid'와 능동성을 느끼게 하는 '여전사'라는 작품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상승과 하강, 수동성과 능동성 등 대조적인 인간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김기수 작가는 스테인리스 미러라는 낯선 소재로 작업을 한다. 작가는 보이는 것과 비취는 것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회화적 이미지가 갖는 의미를 파고든다. 이지영 작가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자연을 필터링한다. 필터링을 통해 풍경에 인간이 개입한 인간적인 자연, 익숙하지만 어딘지 정지되어 낯선 그림이 되는 것이다.
차규선 작가는 꽃이 핀 나무를 등장시켰다. 고향인 경주의 산과 들에서 어릴 적부터 봐 왔던 풍경들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캔버스에 담아낸 것이다. 경주의 산과 나무는 작가 자신의 삶의 풍경이기도 하다.
황우철 작가는 스테인리스 주물을 통으로 떠낸 조형물을 내놓았다. 견고한 스테인리스 주물로 하나의 덩어리가 돼 서로를 향하고 있는 두 마리의 동물 형상 '오래된 침실'은 인간의 근원적 본성을 암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현대미술연구소 김옥렬 소장은 "전시 주제인 '열정의 균형'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며 경험한 예술가의 평형감각, 그 감각으로 필터링한 작품, 그것을 바라보는 감상의 시각,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 등을 아우른다. 창작과 감상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장소 역시 열정의 균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30일부터 9월27일까지. 국경일 휴관
053)667-5735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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