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바뀌면 대입 제도도 확 바뀌어야 합니까?"
교육부가 4일 대구고 시청각실에서 연 '대입 전형 간소화 및 대입 제도 발전 방안'(시안) 공청회에서는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행사는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대입 개편안을 발표한 뒤 서울(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연 공청회. 대구고에는 50여 명의 지역 교사, 학부모, 대학 관계자 등이 모여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교육부 대입제도 발전 방안 연구위원회의 김성훈 위원. 그는 선택형 수능의 단계적 폐지,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의 대입 반영 유보, 문'이과 통합안 검토 등 이번 개편안의 골자를 설명했다.
김 위원은 "대입 준비 부담을 완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세 차례 더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모은 뒤 10월 중 개편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 사이에선 대입 개편안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부터 모호한 표현에 대한 불만, 지역 홀대라는 주장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잇따랐다.
대건고 이대희 교사는 정권이 바뀐 뒤 몇 달 만에 나온 이번 개편안이 과연 학교 현장과 교육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한 뒤 만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대입 제도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이 꼭 바뀌어야 하느냐"며 "답은 이미 내놓고 형식적으로 공청회 몇 번 진행하는 것으로 여론을 무마하려고 하니 교육부 해체론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명대 강문식 입학처장은 "지역 대학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는데 이번 정책 입안에 지방 대학 관계자가 한 명이라도 참여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구시교육연구정보원 김태진 교육연구사는 "대입 전형을 설명하면서 수능 위주, 논술 위주나 수능 등, 논술 등처럼 '위주'나 '등'이라는 말을 남발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게 되고 이 때문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칠성고 권영만 교사와 서울여대 이미경 입학사정관, 서울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는 입학사정관전형이 존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입학사정관전형이라는 말 대신 학생부 중심 전형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입학사정관전형이 약화 또는 폐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입학사정관전형이 비교과 활동 확대 등 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를 지켜본 청중들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지역 대학이 주로 시행하는 면접과 적성고사는 학생 부담이 크다고 없애면서 서울 상위권 대학들이 치르는 논술고사는 준비하는 데 훨씬 부담이 큰 데도 내버려두고 있다" "이날 행사는 요식 행위일 뿐이다. 공(公)청회가 아니라 공(空)청회다"라고 하는 등 비판이 적지 않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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