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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 소음에 송아지 잇단 폐사…水公은 이상없다니"

구미 도개면 김기천 씨는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조성 공사 과정에서 발파작업으로 지하수가 끊기자 매일 물을 떠와 소들에게 주고 있다. 구미
구미 도개면 김기천 씨는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 조성 공사 과정에서 발파작업으로 지하수가 끊기자 매일 물을 떠와 소들에게 주고 있다. 구미'전병용기자

"구미 5국가산업단지 조성 공사 과정에서 발파작업을 하면서 집에 식수가 끊기고, 송아지들이 폐사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한국수자원공사 측에서는 이상 없다고만 합니다."

김기천(54) 씨는 2009년 12월부터 구미시 산동면 도중리에 집과 축사를 짓고 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이 지난해 4월부터 인근에 하이테크밸리(구미 5국가산업단지) 조성 공사를 하면서 지난달 초 집에 물이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현재 하이테크밸리 공사를 맡고 있는 포스코건설은 지난 5월부터 야산을 성토하는 과정에서 매일 정오쯤 10분가량 발파작업을 해오고 있다.

김 씨는 집에서 700m 떨이진 곳에서 산을 성토하는 과정에서 발파작업으로 인해 수맥이 함몰돼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는 집을 지으면서 4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40m 깊이의 지하수를 파서 식수 및 축사 등에 사용하고 있다. 물이 나오지 않자 김 씨는 생수를 사다 먹고 있으며, 축사와 화장실에 사용하는 물은 하천물과 빗물을 받아 사용하며, 빨래는 한꺼번에 모아 어머니 집에서 한다고 했다.

특히 발파작업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으로 송아지 5마리가 폐사했으며,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축사 자동급수 시설은 아예 사용조차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달 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흙탕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초부터 아예 지하수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발파작업을 하면서 진동으로 인해 수맥이 함몰돼 지하수가 끊겼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 측은 "발파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지는 않았다"며 "발파작업으로 인한 진동 및 소음의 영향권이 평균 100m 이내이기 때문에 700m 떨어진 곳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은 지난달 17일 김 씨 집에서 소음과 진동을 측정한 결과 소음은 51㏈, 진동은 0.04㎝/s로 측정됐다. 이 같은 수치는 축사에 대한 기준치인 소음 75㏈, 진동 0.1㎝/s보다 적은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 허선 차장은 "발파작업을 하는 현장 주변 4개 가구에 대해 수량 및 탁도 등을 측정한 결과 공사 전과 동일했다"면서 "구미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1천222㎜인데 올여름 가뭄으로 인해 강수량이 744㎜에 그쳐 지하수가 고갈된 상태이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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