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불분명한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근거로 해당 기업에 대한 가치가 너무 후하게 평가됨에 따라 제2의, 제3의 동양그룹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독자 신용등급 평가제도'를 도입해 신용등급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동양그룹 사태에 앞서 LIG건설, 웅진홀딩스 등 투자적격 등급이었던 기업들이 어음과 회사채를 발행했다가 돌연 무너진 과정을 지켜봤다. 해당 기업의 유동성 위기도 있었고 모 그룹 자금난의 희생양이 된 기업도 있었다. 반대로 동양그룹 계열사들은 각종 평가기관들로부터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자금이 모였다.
이처럼 기업의 신용평가 결과가 들쭉날쭉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
기업신용평가 핵심간부는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독자 신용등급 평가제도' 도입으로 신용등급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며 "기존 신용평가 의뢰기업 중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신용정보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수익구조로 인해 국내 기업평가는 구조적으로 과대평가 가능성을 안고 있다. 현재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2곳의 경우 기업에 신용평가등급을 의뢰하고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신용평가회사들이 자발적으로 기업에 높은 등급을 제시하고 있어 '등급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기업이 신용평가회사 가운데 높은 등급을 주는 곳을 고르는 '등급 쇼핑'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한 신용평가회사의 실무담당자는 "자신들이 기대한 수준의 등급을 받지 못한 일부 회사들의 경우 평가의뢰를 취소하거나 등급공시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독자신용 평가제도 도입과 신용평가회사 수익구조 개선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각종 개선작업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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