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독도 뱃길 공동영업, 여전히 물밑 진행형

담합 논란에 한때 중단 관심 줄어들자 흐지부지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울릉~독도 운항 노선의 공동영업 행위(본지 6월 24일 자 1면 보도 등)가 숙지지 않고 있다. 한때 불공정 거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중단되는 듯했던 공동영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공동영업이 뭐길래?

울릉~독도 운항 노선의 공동영업은 지난해 9월부터 울릉 사동항을 이용하고 있는 4개 선사(대아고속해운'제이에이치페리'돌핀해운'울릉해운)가 업체 간 불필요한 경쟁을 막고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시작했다. 가장 규모가 큰 대아고속해운이 승객 모집과 여객선터미널 운영 등을 책임지고 나머지 3개 선사는 대아고속해운 측으로부터 승객을 배분받아 운항했다. 수익금은 참여도에 대한 일정 비율을 정해 4개 선사가 나눠가졌다. 하지만 올들어 이익금 분배 과정에서 마찰이 일고 운영 방식의 정당성에 대한 외부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이들 4개 선사는 지난 6월 "공동영업을 7월 1일 자로 중단하고 각자 독자적인 영업노선을 구축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본지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4일 현재 울릉해운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선사(대아고속해운'제이에이치페리'돌핀해운)는 여전히 기존 공동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대아고속해운이 일괄적으로 예약을 받은 뒤 승객을 돌핀해운과 제이에이치페리로 넘기는 식이다.

이처럼 해당 노선의 공동영업 행위가 숙지지 않는 이유는 각 여객선사들의 이해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아고속해운의 경우 비수기 여행객들을 소규모 업체로 돌려, 운항했을 때의 소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기타 선사는 규모 면에서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고 독자적으로 여행객을 모집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아고속해운의 힘을 빌려 수월하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울릉지역 한 여행사 관계자는 "대아고속해운이 돈이 될 때와 안 될 때를 구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권리 빼앗아

문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빼앗는다는 점이다. 4개 선사의 여객선은 모두 시설과 운항속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아고속해운의 씨플라워호는 584t'정원 423명'속도 30노트'왕복 4시간, 제이에이치페리의 씨플라워2호는 363t'정원 376명'속도 25노트'왕복 4시간 20분, 돌핀해운의 돌핀호는 310t'정원 390명'속도 30노트'왕복 3시간 50분, 울릉해운의 독도사랑호는 297t'정원 419명'속도 27노트'왕복 4시간 등이다. 승객은 당연히 이들 조건을 따져가며 원하는 배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동영업 방식은 승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여객선을 배정해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

공동영업 이후 요금이 오른 것도 문제다. 울릉 저동항을 이용하는 경쟁사인 씨스포빌이 요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들 4개 선사는 지난 6월 1일부터 여객 요금을 20%가량 올렸다. 이들은 공동영업을 중단키로 한 7월부터 '할인' 명목으로 요금을 4만5천원으로 다시 내려 받고는 있지만, 이는 결국 한시적인 할인요금일 뿐이다. 현행 씨플라워호의 공식 요금은 성인 일반 5만1천원, 씨플라워2호'돌핀호'독도사랑호는 5만5천원이다. 반면 씨스포빌의 씨스타1호(388t'정원 443명'속도 40노트'왕복 3시간 30분)와 씨스타 3호(550t'정원 587명'속도 35노트'왕복 3시간 30분)는 4만5천원이다.

울릉'김도훈기자 hoon@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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