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도의 한글 쓰기가 낙제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띄어쓰기에 문제가 많았고, 외래어를 자주 쓰는데다 어휘를 의미나 어법에 맞게 쓰지도 못했다.
지난해 국립국어원은 행정기관의 공공언어를 진단했다. ▷표기가 정확한지 ▷표현이 정확한지 ▷친숙한 용어를 썼는지를 두고 중앙행정기관 41곳, 광역자치단체 16곳의 보도자료를 살펴봤다. 700점 만점에 3등급으로 나눴다.
대구시는 2등급, 경북도는 3등급으로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중앙행정기관 중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6곳과 광역자치단체 중 부산시, 경남도, 서울시가 1등급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3월 7일 '일자리 창출과 웰빙,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보도자료에서 5군데 표기를 틀렸고, 5군데 표현을 정확하게 쓰지 못했으며 4개의 외래어를 썼다. '이외에도'→'이 외에도', '이바지 했다'→'이바지했다'로 써야 했고, '투어플래너' '웨딩플레너' '컨설팅'은 '관광 설계사' '결혼 설계사' '자문'으로 쉽게 쓸 수 있었다.
3월 15일 '청소년이여, 토요일을 즐겨라' 자료에선 6군데 잘못이 있었다. 클리닉, MBTI, 서바이벌, 스쿨, 캠프, 테마체험 등 외래어를 상습적으로 썼다. 이는 진료실, 용어 설명 추가, 생존 경쟁, 학교, 체험 교실, 주제별 체험으로 고쳐 써야 한다.
대구시는 문장이 애매해도 괘념치 않고 보도자료를 냈다. 5월 10일 '전통시장 장보는 날' 자료에는 '100원에 선착순으로 파격적인 마이너스 마진으로 판매한다'고 썼다. 이는 '100원에 파격적인 마이너스 마진으로 선착순 판매한다'고 써야 한다.
경북도는 더 심했다. 3월 13일 '경상북도 사회적기업 성장 돋보여' 보도자료에는 '취약계층 31명을 고용으로 사회적 목적 실현하고'라고 썼는데 이는 문장이 성립하지 않는다. '취약계층 31명을 고용해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고'라고 써야 한다.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로컬푸드, 금년 등은 사업, 보육, 지역 먹거리, 올해로 고쳐 써야 한다. 또 다른 자료에서도 투어, 슬로건, 포럼, 트랜드, 팸투어, 페스티벌, 휴양벨트, 시너지 효과 등 외래어를 남발했다. 양을 늘리려고 '대하여'라는 표현을 자주 썼는데 '유흥주점 등에 대하여' '경미한 사항에 대해서는' '불량 대상에 대하여는'에서 '대하여' '대해서는' '대하여는'은 빼도 된다.
국립국어원으로부터 이런 자료를 건네받은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외래어 오용과 남용, 인터넷상의 줄임말 등으로 세대 간 소통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부기관이 내는 문서가 국민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바르고 정확한 한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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