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뿐인 '메디시티'

지난해 의료관광객 유치 수도권 64%, 대구 4%…내년 대전, 인천에 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계기로 지역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메디시티 대구'가 위기에 봉착했다. 전국이 모두 의료관광객 유치경쟁에 나서면서 최근 대구를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 증가율이 경쟁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대구 수성을)이 1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모두 15만9천464명으로, 이 중 4.46%인 7천117명이 대구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이 11만8천678명으로 전체의 64.45%를 차지했고, 부산이 9천177명(5.75%), 인천은 6천371명(4%), 대전 5천371명(3.37%)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른 진료수입도 수도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한 수입으로 모두 2천305억원을 벌어들인 데 비해, 대구는 67억원, 경북은 9억원의 수입을 챙겼다.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는 전북이 269억원, 부산 139억원, 인천 64억원, 대전 43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주 의원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부분 수도권으로 몰리다 보니 진료수입에서도 수도권의 집중도가 심하고, 대구 등 비수도권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많은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까지 대구가 수도권과 부산에 이어 3위를 나타냈지만, 증가율이 경쟁 지자체에 비해 떨어지고 있어 조만간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2011년에 비해 30.3%인 2만7천167명이 증가했지만, 대구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22.8%(1천623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대전과 인천은 각각 63.4%(3천408명), 37.1%(2천367명)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대구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산의 경우도 36.8%(2천473명)나 증가하는 등 대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낮아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특화된 의료분야를 개발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의료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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