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라돈 농도 급상승…실내공기 자주 환기를

건물 바닥·벽돌 틈 유입, 대구 동절기 위험 수준…단독주택이 제일 취약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겨울철 대구 단독주택의 실내 라돈 농도가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 바닥의 갈라진 틈과 벽돌 사이 공간 등을 통해 유입된 '실내 공기 속 발암물질' 라돈의 농도는 실내'외 온도 차가 크고 환기가 잘되지 않는 가을철부터 높아져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실내 라돈 위험성, 단독주택이 높아=환경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12월~2012년 5월 대구 전체 단독주택의 실내 라돈 평균은 1㎥당 150.9베크렐(㏃'이하 ㏃/㎥)로 권고기준(148㏃/㎥)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 단독주택 내 농도를 보면 수성구가 172.9㏃/㎥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동구 170.9㏃/㎥, 달서구 167.5㏃/㎥, 남구 160.5㏃/㎥ 등의 순으로 측정됐다. 달서구의 경우 최고 농도가 기준의 5.7배인 846.9㏃/㎥까지 올라가는 곳도 있었다.

반면 대구의 연립'다세대 주택은 전체 평균 농도는 113.7㏃/㎥로 기준을 밑돌았고, 구별로 살펴보아도 남구(188.4㏃/㎥)를 제외하곤 모두 기준을 넘지 않았다. 대구 아파트의 평균 실내 라돈 농도는 64.0㏃/㎥로 더 낮았다.

기준을 넘어선 비율을 보면 단독주택의 라돈 위험성은 더욱 심각하다. 2011~2012년 겨울철 대구 단독주택의 기준 초과 지점 비율은 31.5%에 달한다. 단독주택 3가구 가운데 1곳이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구별로 보면 달서구가 40.5%나 기준을 초과했고, 수성구 38.9%, 동구 34.3%, 남구 33.4%, 중구 30% 등의 순으로 기준 초과 비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대구의 연립'다세대 주택은 16.5%, 아파트는 3.5%만이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주거형태별로 라돈의 위험성에 노출된 정도가 달랐다.

라돈이 실내로 들어오는 경로는 건물 바닥의 갈라진 틈과 벽돌과 벽돌 사이 공간, 바닥과 벽의 이음매, 건물에 직접 노출된 토양, 배관로와 접합이 느슨한 관 사이, 석고보드 등 건축자재 등이다. 실내 라돈의 85~97%가 토양으로부터 건물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들어온다.

사람이 라돈에 노출되는 경로 중 95%가 실내 공기를 호흡할 때다. 이렇게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온 라돈은 알파선을 방출해 폐 조직을 파괴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고, 흡연에 이은 폐암 발병 주요 원인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서수연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박사는 라돈이 실내 등 밀폐된 공간에 고농도로 축적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박사는 "토양층을 통과해 올라온 라돈이 건물 밖보다 압력이 낮은 건물의 안으로 들어와 쌓이게 된다"며 "특히 겨울철에는 토양과 실내의 온도 차이로 인해 라돈의 유입률이 높고 환기율이 낮아 실내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추워도 환기를 해야 라돈 줄일 수 있어=라돈의 농도를 줄이기 위해선 정확한 측정이 앞서 이뤄져야 한다. 보통 측정기술은 라돈에서 방출되는 알파선과 베타선, 감마선을 검출하는 것으로 일반가정에서 측정하기 간편한 수동형 검출 장비가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해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라돈 농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환기다. 라돈의 실내 유입은 막고 이미 들어온 라돈은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철일수록 창문을 자주 열어 공기를 순환하게 하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이다.

건물의 틈새를 잡는 곳도 유용하다.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보강재로 막기만 해도 라돈 농도가 떨어진다. 또 공기유입용 장치를 통해 실내공기의 압력을 인위적으로 높이면 압력 차이 때문에 라돈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한다.

환경부 생활환경과 관계자는 "날씨가 춥더라도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준다면 실내 라돈 농도를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며 "앞으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을 개정해 다중이용시설을 중점으로 관리하던 기존의 정책에서 벗어나 주택 등 실내공간의 관리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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