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년 8월 22일. 이탈리아와 전쟁 중이던 오스트리아 함대에서 폭약을 가득 실은 풍선들이 이탈리아 베니스 상공을 겨냥해 날아올랐다. 순풍을 탄 풍선들은 계획대로 베니스 상공에서 터졌다. 하지만 시기를 놓친 상당수는 오스트리아 영토로 날아들어 갔다. 역사 기록으로 남겨진 첫 무인 폭격은 이렇게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풍선을 무인기(드론)에 비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오스트리아가 만들어낸 이 무인 폭격의 개념은 비행기가 개발되면서 오늘날 드론 전쟁의 시발점이 됐다.
지금 세계는 무인기 각축장이다. 조종사가 없어 그만큼 인명 손실의 위험이 적은데다 경제적이기까지 한 무인기에 각국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전쟁에선 미국이 가장 앞서 있고 적극적이다. 드론이 과거에는 정찰 목적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테러범 등 눈엣가시 같은 인물 제거용으로 더 요긴하게 쓰인다.
인물 제거용 드론 공격은 미국 부시 행정부에서 시작됐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절정에 이르고 있다. 미국은 탈레반의 주 거점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 주로 드론 부대를 투입하고 있다.
미국의 드론 부대는 이원화돼 있다. 전투 현지에서 무인기를 띄우고 나면 미국 네바다 사막에 있는 공군기지에서 이를 넘겨받아 목표물을 설정하고 타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직접 전투의 위험이 없는 대신 사람이 일일이 확인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화면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민간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한다.
영국의 탐사보도협회는 2004년 이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파키스탄에서만 3천643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최대 948명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한 명의 군사 지도자를 죽이기 위해 10명의 민간인이 희생된다고 분석했다.
뉴욕매거진의 존 하일리만과 시사 주간지 타임의 마크 핼퍼린 등 두 언론인이 자신들이 쓴 저서 '더블다운: 게임 체인지 2012'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는 사람을 죽이는 데 정말 능숙하다'(really good at killing people)는 실언을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오바마가 참모진들에게 드론 공격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이런 실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폭로로 200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바마 대통령은 궁지에 몰려 있다. 물론 백악관은 NCND(확인도 부인도 않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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