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의 손에서 나왔다 '창조경제'…강성주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

"이제 이미 만들어 놓은 제도와 기술을 따라가는 'Follower'(추종자)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로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Creator'(창조자)가 돼야 합니다."

강성주(49) 미래창조과학부 융합정책관은 박근혜정부의 국정 기조인 '창조경제'의 핵심 브레인이다. 행정사무관이었던 그가 ICT(정보통신기술)와 특별한 인연을 쌓은 것은 중앙공무원교육원 연수를 받던 1987년. 강 정책관은 "당시 체신부 차관이었던 오명 전 부총리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말한 정보화 세상의 주역이 돼야 한다'면서 부처 소개를 했다"며 "당시만 해도 획기적이었던 슬라이드 소개에 '필'(feel)이 꽂혀 정보통신 분야에 들어섰다"며 웃었다.

체신부와 정보통신부를 거친 강 정책관은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이던 2011년 OECD 대한민국 대표부로 프랑스에 파견됐다. OECD 공공행정위원회 부의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당시 배운 선진 공공정책이 큰 도움이 됐다며 공무원으로서 기회가 되면 파견 근무를 꼭 할 것을 추천했다.

강 정책관은 미래부에서도 창조경제의 핵심인 '융합' 정책을 맡고 있다. 최근 발표된 'ICT R&D 중장기 전략' 등은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 '창조경제' '융합' 개념도 쉽게 풀어냈다. 그는 "'융합'은 다양한 분야와 ICT를 접목해 만든 '비빔밥'과 같은 것"이라며 "독일 벤츠사가 제안한 무인자동차나 팔찌'목걸이 하나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게 하는 원격진료도 창조경제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답이 있다면 그건 이미 계획경제지 창조경제가 아니다"며 "지금은 씨앗을 뿌리는 단계이고, 창조를 막는 걸림돌을 차례로 없애다 보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향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돌아온 답은 "'출향'이라뇨. 고향을 등지고 나갔다는 느낌이 들어 서운합니다. 친구도, 어머니도, 마음도 그곳에 있지요. 언젠가 돌아갈 곳이고, 언제나 그리워하는 곳입니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 '토박이 100인 선언'을 제안했다. 중세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메디치 가(家)의 몰락이 피렌체의 쇠퇴를 가져오게 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도시도 사람처럼 생멸한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선 선출직 공무원이나 행정 관료에게 베팅을 걸어선 안 된다. 정치인에 끌려다녀서도 안 된다"고 했다. 종교'교육'여성계 등 각계의 일반 시민이 뜻을 모은 공동체가 도시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 정책관은 미국 실리콘밸리나 인도의 방갈로르처럼, 대구가 섬유를 미래동력으로 한 IT도시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강 정책관은 "아주 쉽게 배울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가 있다"며 "수백 개 학교의 교사와 자원봉사자의 힘을 모아 모든 시민이 영어와 간단한 소프트웨어 언어를 습득하면 대구는 10년 내에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주 융합정책관은 의성에서 태어나 봉양중-능인고-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3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미국 시러큐스대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행정학과 정보시스템학을 복수전공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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