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하지불안증후군

종아리 불편한 감각 스멀거리는 느낌…

주부 황모(41) 씨는 밤이 괴롭다. 잠자리에 누울때마다 종아리에 스멀거리는 느낌이 들고 저리기 때문이다. 낮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휴식이 필요한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져 밤새 뒤척거리기 일쑤다. 황 씨는 "밤새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면 하루종일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황 씨를 괴롭히는 질환은 하지불안증후군이다. 다리에 불편한 감각이상을 일으키는 신경질환인 하지불안증후군은 성인 중 5~10%가 시달릴정도로 흔하게 발병한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지고 밤에 더욱 악화되는 점이 특징이다. 수면장애가 계속되면서 낮에도 업무 능력이나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감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견딜 수 없는 충동과 함께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증상이 나타나는 감각운동 신경질환이다. 환자 중 85% 정도가 불편한 감각 증상을 호소하며 대체로 다리의 안쪽 깊은 곳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벌레가 기어간다"거나 스멀거리는 느낌, 쥐어 짜 터질 것 같은 느낌 등이 주된 증상이다. 심지어 환자 중 절반 정도는 통증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편한 느낌은 두 다리 모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종아리에서 가장 잦은 감각이상을 느끼고 정강이나 허벅지 등의 순으로 불쾌감이 잦다. 병의 경과가 오래됐거나 중증인 경우에는 다리뿐만 아니라 몸통이나 어깨와 팔 전체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은 안정을 취하거나 몸의 감각이 예민해지는 밤에 악화되는 게 특징이다. 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이 수면 중에 주기적으로 사지가 움직이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철분이나 도파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임신이나 빈혈, 만성신부전, 철 결핍성 빈혈 및 말초신경염 등의 질환에서 흔히 나타난다. 이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을 확인하려면 철분 상태나 빈혈, 당뇨, 만성 신장질환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생활습관 고치고 금주해야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가장 흔한 고통은 수면장애다. 불편한 느낌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찌뿌듯하고 낮에는 피로감에 시달린다. 업무 능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드물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조절이 가능하다. 수면 습관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과음이나 지나친 카페인 음료 섭취, 과식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자기 전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 맨손 체조, 다리 마사지 등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증세가 심하거나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날때는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불면증이 계속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우울증 등 정신건강까지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 치료는 도파민 작용제나 벤조디아제핀제, 일부 항경련제가 주로 사용된다. 철분 투여도 중요한 치료 중의 하나다. 증상의 심한 정도나 특징에 따라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약물 치료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고통을 확 줄일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자가진단(자료 경북대병원)

1)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이 동반되거나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팔이나 다른 부분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2)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눕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만 생기거나 심해진다.

3)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동안은 상당부분 완화된다.

4)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저녁에 악화되거나 밤에만 나타난다.

도움말 경북대병원 신경과 서종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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