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방질환 바로 알기-(상)] 유방통증≠유방암

'서양 여성들은 조깅을 하면서 병원에 가고, 일본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가며, 우리나라 여성들은 구급차에 실려서 병원에 간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평소에 자신의 건강을 잘 챙기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한다. 두통이 있으면 뇌종양을 의심하고, 기침이 계속되면 폐암을 떠올린다.

유방도 마찬가지다. 유방에 통증이 생기면 유방암을 떠올리고 노심초사한다. 물론 유방암 때문에 유방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유방의 한 부위에 국한된 통증이 생리주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유방암 검사를 해 봐야 한다.

그러나 유방의 통증은 유방암과는 무관하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유방 통증은 주로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유선조직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호르몬에 의한 통증은 생리 직전이나 배란기에 심해졌다가 이 시기가 지나면 통증이 가라앉는 게 특징이다.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양쪽 유방에 동시에 느끼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주기성이 뚜렷하지 않고 한쪽 유방에만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호르몬으로 인한 유방 통증은 본인이 불편할 뿐이지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따라서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도 된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라면 억지로 참지 말고 약물치료를 받으면 된다. 불포화지방산인 감마리놀렌산은 여성호르몬 수용체의 감수성을 떨어뜨려 유방 통증을 없애 준다. 장기간 복용해도 큰 부작용이 없다. 감마리놀렌산은 추장의 아들을 연모하다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인디언 처녀의 전설을 품고 있는 달맞이꽃에 풍부하다. 달맞이꽃 종자유에는 감마리놀렌산이 많아 유방 통증 치료제로 많이 애용된다.

호르몬으로 인한 유방 통증은 심리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에는 유방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유방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유방 통증이 금방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커피나 홍차, 콜라 등에 많이 포함된 메틸산틴은 유방 통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은 유방 통증도 줄여주고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에스트로젠이 많이 포함된 피임약이나 갱년기 호르몬제제가 유방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갱년기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함께 복용하는 프로제스테론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자기 몸에 꼭 맞는 브래지어를 착용해 유방이 지나치게 출렁거리지 않도록 하면 유방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동석(분홍빛으로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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