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금 까먹은 ELS…지난해 손실상환 비중 6.5%

금융당국 "고위험 상품, 신중하게 확인해야"

저금리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주가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ies)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인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변동에 의해 손익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치가 계약 시 정한 기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 은행 예'적금을 대신할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모든 걱정을 덜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 ELS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은 ELS가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위험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한 뒤 본인 책임하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LS로 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3월 말 현재 ELS 발행잔액은 61조5천억원으로 2013년(39조9천억원)보다 54.2%(21.6조원)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예'적금의 실질금리(지급이자율-물가상승률'이자소득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더 높은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ELS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난해 ELS 가입자들은 씁쓸한 한 해를 보냈다. 2014년 투자자에게 상환된 ELS 원금 55조1천억원 가운데 손실상환된 원금은 3조6천억원으로 손실상환 비중이 6.5%에 달했다. 2013년(3.2%, 1조3천억원)보다 3.3%p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이익상환된 ELS(51조5천억원)에 대한 상환이익은 2조6천억원으로 원금에 대한 이익률은 5%를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ELS는 복잡해지고 있다. 올해 1/4분기 중 발행된 24조1천억원 가운데 99.1%는 개별 주식이 아닌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형이었다. 과거에는 KOSPI 200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지수(EURO Stoxx 50) 지수 등 해외지수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ELS(지수형) 발행 시 사용되는 주가지수(기초자산)의 개수도 1개에서 2, 3개 등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권오상 복합금융감독국장은 "복수의 지수를 사용하는 경우 그 중 하나의 지수만 하락하더라도 투자자가 손실을 보게 되므로 투자위험도가 높아진다"며 "투자자의 투자 판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 판단이 어려워지면서 민원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제기된 ELS 관련 민원은 264건으로 전년보다 36.8%(71건) 늘었다. 주식 호황기였던 2011년 당시 기초자산의 가치가 높은 상태에서 발행된 ELS의 만기도래로 손실 상환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ELS에 가입하면 기초자산이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또한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가연계 특정금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 역시 ELS를 편입하는 상품이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ELS의 경우 중도해지(환매) 가능 여부 및 조건을 사전에 확인해야 하며 발행사 파산 시에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라 하더라도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고려해야 한다.

조성래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ELS, ELT, ELF 투자 시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투자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이해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특히 분쟁의 소지를 막기 위해 영업점에서 제공하는 상품 안내서류, 참고자료 등 각종 서류를 만기까지 잘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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