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9일 개관 DTC, 시민들은 박수 칠까 한숨 쉴까

1천억 붓고도 빈 사무실 수두룩…관장 없이 내주 정식업무 시작

DTC 박물관 2층에 마련된 어린이 체험실 모습. 어린이들에게 각종 섬유의 차이와 몸에 맞는 옷 고르기 등을 교육할 수 있다. DTC 제공
DTC 박물관 2층에 마련된 어린이 체험실 모습. 어린이들에게 각종 섬유의 차이와 몸에 맞는 옷 고르기 등을 교육할 수 있다. DTC 제공

문을 열기도 전에 관장이 한 달여 만에 해임되는 등(본지 8일 자 14면 보도) 갖가지 난맥상에 몸살을 앓았던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가 이달 29일 예정대로 개관한다.

투입 비용 1천억원의 국책 사업이 '제2의 밀라노 프로젝트'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그 순항 여부가 섬유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는 지난해 11월 준공한 DTC의 개관식을 29일 열고 정식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개관행사에는 패션쇼, 음악과 현대무용을 접목한 재봉틀 드로잉 아트 공연, 패션디자이너 5인(박동준'장광효'이영희'루비나'박윤수) 기획전, 이날부터 31일까지 디자이너 박윤수'장광효'박동준'박연미 등이 강연하는 토크 콘서트 등이 열린다.

DTC 섬유박물관도 각종 섬유 관련 전시품 및 국내 섬유기업 소개관을 마련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에는 1960년대 서문시장 포목점을 재현한 공간과 더불어 1890년대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다양한 의복을 시대별로 조망하는 '서양패션 100년의 역사' 전시 등이 마련됐다. 1917년 영국에서 생산된 '연조기'(실 굵기를 고르게 뽑는 방적용 기계),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생산된 재봉틀 20점으로 만든 '앤티크 재봉틀 아트월' 등 섬유산업을 망라하는 각종 전시품을 볼 수 있다.

앞서 DTC는 올 3월 공모로 선발한 관장이 1개월여 만에 해임된 데다 공실률도 55%에 달하는 등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채로 문을 열어야 해 시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산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공간을 표방하고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 건물을 지은 점, 대구 섬유산업의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섬유의 터전인 북구'서구를 떠날 만한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점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구시와 섬산련이 DTC 입주 기업에 대한 지원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보니 '밀라노프로젝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밀라노프로젝트는 1990년대 말쯤 지역 섬유인들이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하고도 제대로 된 고민 없이 국비 따내기에 급급했던 탓에 10년간 '밑 빠진 독'에다 8천억원을 부은 것으로 저평가된다.

시는 이 같은 우려를 최대한 줄인다는 입장이다. 최운백 대구시 창조경제본부장은 "이번 개관식을 통해 DTC를 널리 알리고, 이를 계기로 임대시설을 활발히 유치하며 박물관 관람객도 불러모을 계획"이라며 "한국 섬유패션사업의 역사와 문화, 비즈니스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섬유패션인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명소로 인정받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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