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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회고전] <40회> 금상 이판수 작 '개구쟁이들'(1996

마냥 즐거운 한때…눈밭 위 개구쟁이들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0회 금상 이판수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0회 금상 이판수 작 '개구쟁이들'(1996년)

'개구쟁이'는 귀여운 느낌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은 '개궂다'에서 온 말이다. 사투리로 일컫는 '개구지다'의 줄임말이다. 그럼 '개구'는 어디에서 온 걸까? 개구의 어원은 '개그'(gag)에서 왔단다. 우리가 요즘 한창 사용하는 개그와 개구쟁이가 같은 뿌리란다.

이처럼 한국어와 영어의 어휘들 중에서 소리와 뜻이 서로 비슷한 단어들의 일부는 기원전 2000년경에 아리아인의 언어에서 기원했다. 우리의 대표적인 노래 '아리랑'이란 노래 중에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라는 가사는 "아라리가 아리랑과 쓰리랑을 났네" 즉, "아리랑과 쓰리랑은 아라리에서 태어났네"로 해석된다. 이것을 세계 고대사에 접목시켜 해석하면 "아리아인(Aryan)과 수메르인(Sumerian)은 중앙아시아의 아랄해(Aral Sea) 일대에서 태어났고, 이들의 일부가 한반도로 이주해 한국인의 선조가 되었다"는 얘기다.

영어와 한국어의 어원이 비슷한 단어들은 대략 수백 가지가 넘는데, 그중에 also(역시)는 '옳소', '맞다'는 'orth-'가 같다. 또 arm(팔)은 양팔을 펼친 '아름'과 같다. bag(가방)은 '바구니'의 어원이고, bar(빗장, 창문 따위의 살, 방해하다)는 '창문에 발을 치다'의 '발'과 같다. battle(전쟁)은 '빼앗다'의 사투리인 '빼틀다'의 '빼트러, 빼틀레'와 같다. 전쟁은 빼앗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belly(배)는 '밸이 꼴리다'의 '밸'과 같다. barley(보리)는 '보리'와 같다. bull(황소)은 '뿔'과 같다. 뿔이 있는 소는 황소다. busy run(빨리 달리다)은 '부지런하다'의 '부지런', '바지런하다'의 '바지런'과 같다. 이 외에도 영어와 한국어의 뿌리를 파고 들어가면 많이 있다. 이런 현상을 억측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알고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들의 '개궂은' 사진 한 장으로 세계 고대사와 우리의 선조, 우리말의 뿌리까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주장에 대한 논란이야 있겠지만, 이를 반박할 논리가 부족하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역사일 것이다. 사진 한 장 속에 나타난 피사체들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통해 현장감 있고 살아있는 교육이 가능하다. 미디어시대, 미디어를 소비하는 일에서 미디어를 재창조하고 미디어를 재생산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 1996년 小史

▷월드컵 한-일 공동 유치=국제축구연맹은 5월 31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02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두 나라가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무장공비 26명 강릉 침투=9월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강릉시 부근에서 좌초된 후 잠수함에 탑승한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 특수부대원 26명이 강릉 일대로 침투했다. 49일간 소탕 작전에서 군인 12명, 예비군 1명, 경찰 1명, 민간인 4명이 사망했고, 2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한국 OECD 가입=12월 12일 선진국 진입의 관문격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가입의 이점 못지않게 시장개방의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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