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출신 새누리당 당직자 3인이 정치적 갈림길에 섰다. 비박계인 강석호 전 최고위원(영양영덕봉화울진)의 사퇴로 김광림 정책위의장(안동), 조원진 최고위원(대구 달서병), 박명재 사무총장(포항남울릉)이 지도부에 남아 있지만 당 안팎에서 지도부 즉각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분당설까지 거론되자 이들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가장 먼저 거취를 표명한 사람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내년 예산 처리 뒤 12월 사퇴를 못 박자 러닝메이트였던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자신도 12월 사퇴에 동참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는 이미 쪼개졌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고, 김 정책위의장도 14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최고위원이다. 대신 오전 11시 원내지도부가 주축이 된 긴급 원내대책회의와 3선 의원 오찬 회동에 잇달아 참석하며 사실상 지도부를 이탈했다.
김 정책위의장의 이러한 행보는 정치적인 사안만 논하는 최고위에는 불참하고, 당 정책을 총괄하고 정부와 협의하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친박 노선을 고수하며 지도부에 남는 쪽을 택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탈당과 하야, 탄핵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지 따져 묻고 싶다"며 비박계를 겨냥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박의 지원 사격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조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친박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이에 비해 박명재 사무총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6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을 때 사무총장으로 임명됐고, 이정현 지도부가 출범한 뒤에도 자리를 지켰다.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엷은 그는 친박과 비박 모두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사무총장으로 발탁됐지만, 친박 일색 지도부에 몸을 담으며 원치 않게(?) 친박이 됐다.
박 사무총장은 "이정현 대표가 1월 중순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전대를 총괄해야 하는 사무총장이 갑자기 사표를 던질 수 없는 처지여서 고민이 더욱 깊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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