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적' IS 모술 패퇴 뒤 어설픈 이라크 대테러동맹 핵분열 조짐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10일(현지시간) 최대 근거지이자 돈줄 역할을 했던 이라크 모술에서 3년 만에 소탕되면서 이라크 정부는 승전가를 불렀다.

그러나 이라크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쁨의 승전가는 참전 세력의 지분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한 IS 격퇴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모술 탈환 작전에 참전한 각 세력의 정치'종파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충돌하는 일만 남은 탓이다.

이 작전엔 지상에서는 이라크 정규군과 경찰 특공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쿠르드자치정부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주축을 이뤘고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공습을 지원했다.

여기에 모술이 있는 니네베주(州)의 수니파 부족 일부가 결성한 무장조직이 가담했다.

이들은 공적이었던 IS를 일단 모술에서 격퇴해야 한다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대의명분을 구심점으로 뭉치긴 했지만 결속력은 매우 어설픈 군사동맹이었다.

시아파 민병대는 미국과 적대적인 이란이 직접 물적'인적 지원을 했고, 수니파 부족 무장조직은 이라크 정부와 관계가 껄끄러운 터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

그렇지만 작전이 완수돼 IS라는 공적이 사라지면서 본격적으로 '핵분열'이 일어나게 될 전망이다.

모술 탈환전 승리 뒤 이라크 측이 사분오열될 것이라는 우려는 작전이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진작에 감지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의 역할을 놓고서다.

이라크 정계의 수니파 정파는 시아파 민병대가 모술 수니파 주민에게 보복 폭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이들의 참전을 반대했다. 이라크 정부는 엄중한 모술 탈환전을 앞두고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 시아파 민병대가 모술 시내에는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시아파 민병대는 대신 시리아에서 모술로 향하는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는 작전에 투입됐다.

시아파 주도의 이라크 정부는 2015년 IS 격퇴전을 위해 수니파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정규군의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시아파 민병대를 총리실 산하의 공식 정부조직으로 편입했다.

터키 정부도 이라크 정부의 철수 요청에도 포병을 파병했고 니네베주 수니파 부족의 배후를 자처했다. 터키의 모술 탈환전 개입 명분 역시 자신과 같은 수니파 주민을 시아파 정부군과 민병대에게서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미국과 터키는 시아파 민병대의 맹활약이 달갑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이라크 정부가 이란에 우호적인 판에 시아파 민병대의 이번 전공을 발판 삼은 이란이 이라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을 매우 꺼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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