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만났을 당시 비핵화 이슈는 물론 핵 프로그램'탄도미시일 개발에 대한 모라토리엄(잠정중단), 남북 군사회담 등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제시했었다고 청와대가 8일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 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이 평양에서 확약받아 온 정상회담 개최 등 6개 항은 문 대통령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답이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이 지난 5일 김 위원장과 면담하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입장 등 미리 수첩에 적어 놓은 4, 5가지 안건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자, 김 위원장이 '여러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6개 항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밀고 당기는 수싸움 없이 김 위원장이 거침없이 얘기하면서 면담은 한 시간 남짓 만에 끝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사단은 평양 도착 직후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그날 저녁 김 위원장을 만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특사단이 방북하기 직전에는 김 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 정확한 회동 일자와 시간은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 위원장은 '베를린 선언'으로 대표되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소상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및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자신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런 평가에 대해 무겁지 않은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특사단 방북 첫날의 만찬장 분위기를 편하게 만든 것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었다. 특사단과 구면이었던 그는 "북한 음식이 입에 맞습니까"라고 연신 물으며 특사단을 챙겼다. 테이블 위에는 와인과 북한식 인삼주인 '수삼삼로' 외에 전통주도 많았지만 특사단과 북측 일행은 와인 한 잔만 하고 이후에는 양측 모두 평양소주를 마셨다.
북측은 방남 때 들었던 남측 인사들의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이를 오'만찬 메뉴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했을 때 우리 측 인사가 '평양은 냉면이 최고라던데 맛보고 싶다' '평양식 온반은 어떤 음식인가'라고 말했는데 첫날 만찬에 온반이 나왔고, 둘째 날 점심은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사단이 국빈급 경호를 받았다"면서도 구체적 경호 방식은 문재인 정부의 '열린 경호'와 비슷했다고 전했다. 특사단을 보호하면서도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자유를 보장했다는 것이다. 숙소였던 고방산 초대소 1층에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경내를 산책하는 데 간섭을 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사단이 필요로 하는 물품도 잘 준비돼 숙소 TV로 남측 채널을 비롯해 CNN, CCTV 등을 시청할 수 있었고 인터넷 환경도 잘 준비돼 있어서 국내 뉴스를 실시간으로 검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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