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그림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제1~5전시실을 가득 채웠다. 풍부한 색채와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표현된 꽃 그림은 자그마치 128점. 평생을 캔버스에 꽃을 피워 온 원로 화가 최학노 화백의 전시다. 대구미협 이점찬 회장은 "이번 전시는 지역 미술계의 찬란한 맥을 이어 온 원로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개인적인 인생을 재조명함으로써 지역 미술사의 큰 흐름을 널리 알리고 후세에 길이 남기기 위해 대구미협이 마련한 것"이라며 "최 화백의 전시를 시작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화백은 2000년대 중반부터 '꽃'을 작업 테마로 택했다. 꽃이 예술적 영감과 삶의 활력을 주는 소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통 한국화에서 많이 다뤄졌던 연꽃·매화·난초·국화·배꽃 등을 서양화의 조형언어로 새롭게 표현해 전통의 미를 현대화했다.
푸른 빛이 감도는 하얀 배꽃을 주요 테마로 다양한 꽃을 그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시리즈는 단순히 꽃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보다 꽃이 피어나는 개화기의 이미지를 꽃의 향기와 꽃술의 노래, 나비의 날갯짓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변화무쌍하게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그의 화풍은 최근 몇 년간 '화두-꽃 속의 꽃' 시리즈를 통해 꽃을 단순히 확대해 그린 것이 아니라 꽃이 지닌 선의 아름다움과 꽃 속의 세계, 자연의 경이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이는 자연의 꽃이 지닌 선과 색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람을 매혹시키는 꽃의 진정한 매력을 찾기 위해서다. 최 화백은 추상과 구상 사이의 화풍을 작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꽃과 파스텔톤의 색채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언어다. 또한 형상을 확대하고 단순화하고 화면을 자르는 등의 기법으로 감각적인 시각을 재해석한다. 최근에는 단순히 꽃을 확대하는 작업에서 벗어나 꽃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중심과 생식기관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자연에 심취해 창작에만 천착해온 최 화백의 화업(畵業) 여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일)까지. 053)653-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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