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젝트'에서 배제돼 있던 중국의 위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롄 방문을 계기로 급변하는 분위기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요한 길목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중국이 교묘하게 북한을 끌어들이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을 전격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정세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자 김 위원장은 7일부터 8일까지 다롄(大連)을 찾아 또다시 시 주석과 회담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해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특히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직후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북중 회담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 3월 북중 첫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만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시 주석이 방북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 외로 김 위원장이 다롄에 왔으며,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북한을 만나고,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다시 한 번 만나게 된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서 중국을 인정하고, 그동안 한국'미국'북한 등 3자로 흘러가던 정상회담 기류가 사실상 중국이 포함된 4자 체제로 변화될 것이란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북한의 이런 분위기는 최근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의 완전한 폐기까지 요구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이라는 우군을 평화협상 체제에 포함해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 또한 북한의 이런 점을 활용해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이지만 정전위원회에서 철수하면서 영향력을 상실한 약점을 극복하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고비 때마다 '더 이상 차이나 패싱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각인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다롄에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앞으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종전선언'평화협정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마다 당사국이라고 주장하면서 끼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중 정상이 회동하면서 북한이 중국과 한배를 탄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한국과 미국 또한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기존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뤄질 줄 알았는데 그 사이마다 중국이 끼어들면서 사실상 이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4자가 협상하는 상황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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