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중 정상회담] 김정은, 한반도 비핵화 中 포함 '4자 체제' 가닥

다롄 방문 분위기 급변, 평화협상 체계 우군 확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8일 다롄 동쪽 외곽 해변에 있는 방추이다오(棒槌島) 영빈관에서 시 주석과 만난 뒤 시 주석의 배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8일 다롄 동쪽 외곽 해변에 있는 방추이다오(棒槌島) 영빈관에서 시 주석과 만난 뒤 시 주석의 배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젝트'에서 배제돼 있던 중국의 위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롄 방문을 계기로 급변하는 분위기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요한 길목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중국이 교묘하게 북한을 끌어들이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을 전격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정세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자 김 위원장은 7일부터 8일까지 다롄(大連)을 찾아 또다시 시 주석과 회담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해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특히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직후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북중 회담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 3월 북중 첫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만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시 주석이 방북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 외로 김 위원장이 다롄에 왔으며,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북한을 만나고,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다시 한 번 만나게 된다. 북한이 한반도 평화구축 과정에서 중국을 인정하고, 그동안 한국'미국'북한 등 3자로 흘러가던 정상회담 기류가 사실상 중국이 포함된 4자 체제로 변화될 것이란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북한의 이런 분위기는 최근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의 완전한 폐기까지 요구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이라는 우군을 평화협상 체제에 포함해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 또한 북한의 이런 점을 활용해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이지만 정전위원회에서 철수하면서 영향력을 상실한 약점을 극복하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고비 때마다 '더 이상 차이나 패싱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각인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다롄에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앞으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종전선언'평화협정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마다 당사국이라고 주장하면서 끼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중 정상이 회동하면서 북한이 중국과 한배를 탄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한국과 미국 또한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기존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뤄질 줄 알았는데 그 사이마다 중국이 끼어들면서 사실상 이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4자가 협상하는 상황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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