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개월 전 트럼프-김정은 만남 예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림으로 가장한 외국인들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KTX 진부역 앞에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불과 4개월 뒤에 일어날 현실을 예견(?)한 셈이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림으로 가장한 외국인들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KTX 진부역 앞에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불과 4개월 뒤에 일어날 현실을 예견(?)한 셈이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결정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림으로 가장한 외국인들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KTX 진부역 앞에서 악수 포즈를 취한 것.

당시 매일신문 2월 9일자 ''앙숙' 트럼프·김정은 코스프레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 등장' 기사에서는 '앙숙' 관계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 등장했다고 '깜짝' 운을 뗀 다음, 실은 실제 인물들이 아니라 분장을 한 '코스프레' 외국인들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기사 내용은 이랬다.

'9일 오후 개회식이 시작돼 각국 선수들이 스타디움에 들어서던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닮은 인물들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나타난 곳은 스타디움 내 미디어석. 이곳은 허가받은 미디어 관계자와 조직위 관계자들 외에 일반인이 입장할 수 없는 구역이다. 그래서 이들을 본 사람들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흉내 낸 인물은 붉은 모자에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모자 앞엔 'USA'라고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옷차림뿐 아니라 그가 자주 보여주는 동작을 따라한 것이다. 김 위원장을 따라 한 인물도 꽤 닮았다. 머리 모양도 비슷했고, 검은 외투도 김 위원장을 연상케 했다. 둘 모두 얼핏 보기엔 '진짜'라고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름과 이처럼 입은 목적 등을 물었으나 김 위원장처럼 꾸민 사람이 영어로 "나를 봐라. 내가 누구인지는 명백하지 않느냐"고 되물었을 뿐이다.

미디어석에 무단으로 들어온 이들은 결국 조직위 관계자들에 의해 일반석 쪽으로 밀려났다. 이들은 "정당하게 표를 사서 들어왔으니 거칠게 다루지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조직위 측은 "복장이 문제가 아니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미디어석으로 들어와 내보내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당시 이들의 퍼포먼스 및 기사 내용에 대해 독자들은 "불가능한 일" "실현될 수 없는 풍자" "간접적으로 설전을 주고 받은 앙숙끼리 절대 만나지 않을 것" 등의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불과 3개월만에 트럼프와 김정은은 실제로 만나자고 약속했고, 다시 1개월 뒤에는 역사적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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