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건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10번이나 된다. 그러나 정작 본선에 나가선 성적이 신통찮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하지 않고 싶은 장면도 적잖다. 대한축구협회가 꼽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월드컵의 순간들'을 살펴본다.
◆최다골 차 패배, 최단 시간 실점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1954년 스위스 대회 헝가리전에서 한국은 0대9의 참패를 당했다. 9골차 패배는 1974년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자이르가 유고에 0대9로 패하고, 1982년 대회에서 엘살바도르가 헝가리에 1대10으로 대패한 것과 함께 최다골차 패배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1954 월드컵 2차전에서도 터키에 0대7로 패하고 탈락했다. 한 대회에서 한 팀이 16골을 실점한 것은 지금까지도 최다 기록이다. 월드컵 전체 역사를 통틀어 최단 시간 실점의 불명예도 갖고 있다. 2002 월드컵 3/4위전에서 전반 시작 11초 만에 터키의 하칸 수쿠르에게 골을 허용한 것이다.
◆윤덕여, 하석주의 퇴장
월드컵에서 한국이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퇴장은 두 번 당했다. 1990 월드컵 우루과이전에서 윤덕여(현 여자대표팀 감독)가 첫 번째 퇴장의 주인공이 됐다. 윤덕여는 후반 0대0으로 비긴 상황에서 골킥을 빨리 차지 않았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나온 하석주(현 아주대 감독)의 퇴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선취골을 넣고 불과 3분 뒤인 전반 30분, 상대 뒤쪽에서 시도한 태클로 곧바로 빨간 카드를 받았다. 1대3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하석주는 오랫동안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공분에 '국민 역적'까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부진한 경기와 패배에 따른 후폭풍도 거셌다. 1990 월드컵에서 연패를 당하고 있던 대표팀이 수영장에서 한가로이 쉬는 모습이 뉴스로 전해져 팬들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사실 그 장면은 긴장을 풀고 재충전하는 영상을 담기 위해 방송사에서 선수들에게 연출을 요청했던 것이었다. 1994 미국 월드컵 때는 볼리비아전에서 여러 찬스를 허공으로 날린 황선홍이 순식간에 '국민 역적'이 됐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전 0대5 패배 이후 벌어진 차범근 감독 중도 경질도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가짜뉴스 해프닝까지
거짓 소문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도 있다. 2002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패한 다음날 '독일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해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흥분한 국민들의 문의 전화가 월드컵조직위와 대한축구협회로 빗발쳤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애매한 심판 판정으로 스위스에 패한 뒤에는 '백만명 이상이 FIFA에 청원하면 재경기를 한다'는 헛소문이 퍼졌다. 수십만의 한국팬이 FIFA 홈페이지를 동시에 클릭하는 바람에 FIFA가 한국IP의 접속을 차단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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