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1박 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관심의 초점은 22일 배석자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이다. 이번 방미 목적이 "북미 정상회담(6월 12일)을 성공으로 이끌 가교 역할"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으로 미뤄 핵심 의제는 북한 비핵화 방식을 둘러싼 북미 간 이견 조율일 것이 확실하다.
북한이 한미 연합공군 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 데 이어 "일방적 핵 포기 강요는 안 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는 얼어붙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리비아식 해법'이 아닌 '트럼프식 해법'을 제시하고 '체제 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약속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완전한 비핵화'(CVID)에서는 물러설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이 모두 만족하는 중재안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하면 이름뿐인 북한 비핵화로 귀결되는 어정쩡한 절충이 될 수도 있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소리는 이런 우려를 떨치지 못하게 한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재고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이 회담을 진행해오면서 뭔가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무엇을 역지사지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역지사지가 CVID에 대한 북한의 거부를 헤아려야 한다는 의미라면 곤란하다. CVID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중재도 이런 원칙에 입각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북미 간 가교 역할에 그치지 않고 북한 비핵화를 향한 한미 간 물샐틈없는 공조를 북한 김정은에게 각인시키는 자리여야 한다. 섣부른 중재는 김정은에게 몽니를 부리면 통한다는 생각만 굳혀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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