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자들도 모두 시를 즐겼지만, 나를 노래한 시인은 그리스 여성 시인 사포가 처음이었습니다."
최영미 시인이 28일 매일신문 8층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오래된 사랑과 허무의 시'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강의는 고전 시인들과 그들의 시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최 시인은 그리스 최초 여성 시인인 '사포'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대 서양의 시는 대부분 서사시였죠. 유명한 '길가메시 서사시'처럼 왕이나 영웅을 찬양하는 목적으로 지어진 시들이죠. '나'의 감정을 노래하는 서정시는 기원전 600년경에 레스보스 섬의 미틸리니에서 태어난 사포가 처음 발전시킵니다. '질투의 시'로 알려진 사포의 시 구절을 보면 '내 귀가 둥둥 울리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몸이 떨리네, 나는 마른 풀처럼 창백해지고, 죽을 것만 같아' 처럼 자신이 느낀 감정을 노래합니다."
페르시아의 시인 오마르 하이얌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최 시인은 "하이얌은 이슬람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철학자였다. 그러면서 훌륭한 시인이기도 했다. '여기 나뭇가지 아래 빵 한 덩이, 포도주 한 병, 시집 한 권 그리고 당신이 내 옆에서 노래 부르니, 황야도 천국이 되네' 같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들리지만 현실주의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 시인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사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92년 '창작과 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시집 '꿈의 페달을 밟고',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등을 출간했다. 특히 최근에는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해 한국 문단 내 남성 권력 문제를 드러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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