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북한산하 나무심기

허태조 사)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장

허태조 사)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장
허태조 사)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장

싱가포르에서 열릴 612 북미 정상회담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지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때 북한의 비방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급한 SOS 형식인 긴급회담을 제의했고, 양국 정상은 판문점 통일각에서 비밀회동을 가진 바 있다.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우리 정부는 긴급히 워싱턴에 특사를 파견해 북한의 입장을 전달했고, 이후 트럼프는 회담 취소를 철회하고 북미 회담을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남북 화해무드를 조성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남북 불가침 조약 등 평화협정이 이뤄진다면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남북 왕래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림보호협회는 2007년 협회 창립 10주년 기념사업으로 ‘북한 나무 보내기 운동’과 중국몽골을 대상으로 황사방지용 10만 그루 나무 심기 사업을 벌인 바 있다. 특히 북한 나무 보내기 운동은 황폐한 북한 산하의 산림을 복구하고 산림을 통한 북한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시작되었다. 그러나 남북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 사업이 단절되는 안타까움을 경험했다.

이제 남북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어 산림청과 협의로 북한 나무 보내기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국산림보호협회는 북한 나무 보내기 운동은 언젠가는 다시 해야 할 사업이라는 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이 운동은 언젠가는 통일될 북한 산하의 산림을 황폐한 채로 그냥 둘 수만은 없다는 일념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산림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우리마저 외면한다면 벌거벗은 산하를 물려주며 우리 후손에게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

한국산림보호협회는 북한 나무 보내기 운동과 함께 중국몽골을 대상으로 한 나무 심기 사업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로 인해 막대한 황사 피해를 입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물론 경제력이 약한 몽골에 민간 산림녹화 지원사업을 통해 사막화 방지 및 황사예방 활동을 벌여 온 것이다.

중국과 몽골 사막화는 이미 국제적인 문제로 한국, 일본 정부는 물론 아시아개발은행(ADB), 유엔개발기구(UNEP) 등 국제기구까지 참여해 중국몽골 일대의 ‘황사방지 협력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산림보호협회에서도 10여 년간 끊어진 북한 나무 보내기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여 가슴 설렌다. 10여 년 전 나무 심기 사업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책임자와 마지막 날 만찬 자리에서 서로의 징표로 양말을 서로 바꿔 신은 적이 있다. 만일 북한을 다시 방문한다면 그때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북한 나무 심기 사업은 일개 단체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는 물론 산림단체 및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북한 산하가 푸른 숲으로 덮일 날을 기대해본다.

허태조 사)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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