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발전과 도시 재생을 꾀하겠다며 앞다퉈 특화거리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영 신통찮다. 활성화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문어발식,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니 성공할 리 없다. 특화거리 조성 이후 오히려 상권이 안 좋아진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하니 결과만 놓고 볼 때 이만큼 비효율적인 사업도 없다.
남구의 경우 지난 2010년 이후 구청이 안지랑곱창골목, 앞산카페거리 등 12곳의 특화거리를 조성했는데 여기에 총 240억원의 혈세가 들어갔다.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 특화거리 지정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늘어나지 않거나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번개어시장 회골목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횟집 40곳이 성업했지만 2011년 바다맛길로 지정된 이후 지금 남은 횟집이 8곳에 불과할 정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 음식점 60곳이 영업하던 앞산맛둘레길도 현재 15곳의 음식점만 남을 정도로 상권 위축이 심각하다. 특화거리라고 부르기 민망할 지경이다.
특화거리 지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지자체의 사업이 인도 확장, 조형물 설치, 경관 개선 등 하드웨어에 치중한 탓이다.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그러모을 수 있는 콘텐츠 고민이 없다 보니 생겨난 필연적 결과물인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남구청은 특화거리 추가 조성 사업에 골몰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보여주기식 추진이라면 결과는 뻔하다. 특화거리 조성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자기반성이 있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런 모습은 잘 안 보인다. 잘 되는 특화거리도 대구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 존재한다. 잘 되는 곳을 벤치마킹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남구청은 이미 조성해놓은 특화거리라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부터 찾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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