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담배, 아직 못 끊으셨습니까?

국내서 흡연으로 연간 4만7천 명 사망

흡연자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담뱃값 인상, 궐련형 담배의 유해성 등 담배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럼에도 주위를 둘러보면 담배를 입에 문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그만큼 담배를 끊는 게 쉽지 않아서다.
흡연자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담뱃값 인상, 궐련형 담배의 유해성 등 담배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럼에도 주위를 둘러보면 담배를 입에 문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그만큼 담배를 끊는 게 쉽지 않아서다.

금연? 작심삼일도 이만한 것이 없다. 4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자타공인 애연가다. 그가 새해 첫날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던 횟수는 이미 한 손으로 다 헤아리기 어렵다. 금연 결심은 늘 금세 무너졌다. 술자리는 잦고, 스트레스는 자꾸만 쌓이는 탓이었다. 그나마 30대 때는 버틸 만했는데 이젠 체력이 문제다. 하루하루 버티기가 쉽지 않다. 이러다 큰 병이라도 걸릴까 걱정스럽다. 이젠 다시 담배를 끊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 중이다.


◆흡연으로 연간 4만7천 명 사망, 아직 갈 길 멀다


지난달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었다. 1987년 정해졌으니 30년이 넘었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크다. 흡연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연간 약 700만 명, 우리나라도 약 4만7천명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손님이 오면 으레 담배부터 권하던 '흡연 천국'선 벗어났다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특히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남성 사망의 16%, 여성 사망의 7%가 담배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다. 질병별로는 남성 폐암 사망의 80%, 여성 폐암 사망의 50%가 흡연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0~2050년 사이에 결핵을 앓고 있는 흡연자 약 4천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흡연율이 현재 추세로 지속된다면 21세기에 담배로 인해 약 10억 명이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WHO의 자료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2015년 전 세계 흡연자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3명이 기관지, 폐 등 호흡기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숨졌다. 특히 흡연자가 폐렴구균 폐렴에 걸릴 경우 치사율이 일반인보다 5배까지 증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흡연자가 폐렴에 걸릴 위험을 낮추려면 최소 10면 이상 금연해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담배를 피다가 건강한 몸 상태로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기도 하다.


◆주위의 도움으로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라


흡연과 건강은 반비례한다. 금연 12시간 후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2주에서 3개월 후에는 폐 기능이 좋아진다. 금연한 지 1~9개월 후에는 기관지에 쌓여 있던 가래들이 배출되고 폐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1년 후 심장혈관질환, 5년 후 구강ㆍ인후ㆍ식도ㆍ방광암의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한다. 수명 연장 효과와 금연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혼자만의 의지로 담배를 끊는 게 쉽지 않다는 점. 오죽하면 '담배를 끊은 사람은 독종이니 상종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까. 금연하기 힘든 것은 담배 속 니코틴 탓이다. 니코틴은 체내에 들어와 '쾌감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을 분출, 정신적 쾌감을 느끼게 한다. 담배를 피울수록 니코틴 의존성이 높아지게 만드는 것이다. 담배를 오래 피우거나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끊기가 어려워지는 게 이 때문이다.


혼자 힘으로 금연하기 어렵다면 병원이나 전문기관을 찾아 금연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가령 장기간 담배를 피웠다면 담배를 끊으면서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폐렴 감염 위험도 낮출 수 있다. 혼자서 시도한 금연 성공률이 2~4% 정도에 그친 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금연 보조제를 사용한 경우 성공률이 10배 정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구금연지원센터(053-623-9030)과 같은 곳을 이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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