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을 북한 비핵화의 주요 성과를 내는 목표시한으로 내세웠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타임테이블’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처음으로, 북측도 이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미 정상 간 ‘6·12 공동성명’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만 큰 틀에서 담기고 ‘디테일’은 빠졌지만, 북미가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서도 이미 상당한 의견 접근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우리는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데 희망적(hopeful)”이라고 말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서울로 이동한 그가 ‘북한이 언제까지 핵무기 해체 조치를 하길 원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심도 있는 검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이해한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2년 6개월 동안 비핵화에 최종 마침표를 찍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 북한 비핵화에 최대 15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관건은 폼페이오가 말한 ‘주요 비핵화의 목표시한’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공감하느냐다. 또 주요 비핵화의 수준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생각이 얼마나 가까울지도 문제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마칠 타이밍의 시급성을 알고, 비핵화를 빨리 해야 함을 이해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고 낙관론을 폈다.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신속히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의미로 읽히지만, 북한과의 협의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기에 나온 발언일 수도 있다.
이런 정황들을 살피면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는 명시적으로 담기지 않았지만, 양측이 별도로 얘기한 비공개 내용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른바 ‘구두합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모든 것들이 다 최종 문서(북미 공동선언문)에 담긴 것은 아니다. 최종 문서로 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이 이뤄졌다”고 미묘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정상회담 직후 ABC방송 인터뷰에서 “문서(합의) 이후에 우리가 협상한, 매우 중요한 것들이 있다”며 “그들은 특정한 탄도미사일 시험장과 함께 다른 많은 것들을 제거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추후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미국 내 회의적 여론에 대응하는 전술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미국 내에서는 북미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CVID 문구는 물론, 비핵화 타임테이블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론을 진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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