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며 즐기는 답사여행

더위가 더할수록 계곡이나 바다로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계곡과 바다 못지않게 짜릿함과 스릴을 경험 할 수 있는 곳,대둔산 금강구름다리가 있는 전북 완주로 여름 여행을 떠난다.

동으로 진안, 서로는 김제, 익산, 남으로 임실, 정읍, 북으로 금산과 논산을 경계로 동북쪽으로 천등산과 대둔산이 병풍처럼 둘러친 전형적인 산악지형에 전라북도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자연과 함께하는 대아수목원, 여름이면 피서 인파로 북새통을 이르는 운장산계곡 등 많은 볼거리 중 이번 답사는 대둔산 금강구름다리, 송광사, 위봉산성, 위봉사로 안내한다.

최고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대둔산의 백미 삼선계단의 위용
최고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대둔산의 백미 삼선계단의 위용

◆대둔산 금강구름다리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등 근래에 전국적으로 출렁다리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스릴 있고 경관 좋은 곳이 대둔산 구름다리이다.

'인적이 드문 두메산골에 험준한 큰 산'란 뜻의 대둔산(大屯山)은 논산, 금산, 완주에 걸쳐 있는 산으로 장군봉, 삼선바위 등 기기묘묘한 바위 봉우리와 수목이 어우려져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므로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 운다. 최고봉인 마천대는 해발 878m로 그리높지 않지만 산세는 수려하고 아기자기하다.

금강구름다리 가는 코스는 대둔산 남서면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 공원길55에 위치한 케이블카주차장에 주차(주차요금은 승용차 2천원) 후 10여분 오르면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다.

매 시각 정각, 20분, 40분에 출발하며 케이블카요금은 성인 왕복 9천5백원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10여분 정도 오르면 케이블카 정상에 도착한다. 여기서 가파른 철로 된 계단을 5분 정도 오르면 금강구름다리가 나온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가로 지르는 높이 81m, 길이 50m로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듯하다. 흔들거리고 너무 높은 곳에 있어 약간의 두려움과 짜릿함이 전신을 엄습한다. 겹겹이 걸쳐 보이는 짙고 흐린 산봉우리가 눈 아래 펼쳐진다.

이어서 철 계단을 약15분 정도 오르면 이삿짐센터의 고가사다리처럼 삼선바위에 기대어 우뚝 선 붉은색의 삼선계단을 만난다. 경사도와 높이에 압도당한다. 계단은 127개, 길이는 36m, 경사도는 51도라고 한다. 용기를 내어 오른다. 양손으로 철계단을 꽉 잡고 중간쯤 오르자 겁이 나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듯하며 공포가 엄습한다. 다른 한편 올랐다는 뿌듯한 성취감이 몰려온다.

선경이 어디 메요 여기가 바로 신선의 세계로구나.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오를 때에는 꼭 장갑을 챙기시길 권한다.

대둔산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한 금강구름다리
대둔산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한 금강구름다리

◆송광사(松廣寺)

'송광사'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를 떠오를 것이다. 오늘은 3대 사찰인 순천 송광사가 아닌,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에 있는 송광사이다. 종남산 자락 깊숙한 곳, 소양 벚나무 숲길 끝자락에는 너른 평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 절은 한자도 순천 송광사와 같으므로 무슨 연유가 있지 않을까.

그 옛날 고려 보조국사가 완주 종남산을 지나다가 신령스런 샘물을 마시고는 기이하게 여겨 장차 이곳에 절을 지을려고 했다. 마침내 사방에 돌을 쌓아 메워 놓고, 조계산 골짜기로 옮겨가 송광사를 짓고 머물렀다. 뒷날 이 말을 전하면서 그 문도들에게 이르길 '종남산의 돌을 메워둔 곳은 후일 반드시 덕이 높은 스님이 도량을 열어 번창하는 터전이 되리라' 했다.

그런데 수 백 년이 지나도록 도량은 열리지 못했으나 응호, 승명, 운정 스님 등이 명세하여 보조 스님의 뜻을 이루고자 임술년(1622년)에 바위를 깎고 터를 다듬고 방위를 가려 절을 만들었다는 설이 전해온다. 이는 결국 보조스님과 인연이 닿아 그 뜻을 받들다 보니 절 이름도 같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절의 본전인 대웅전은 1857년에 중건되었다. 중앙에 석가여래, 동쪽에 약사불, 서쪽에 아미타불을 모신 보편적인 형태이며 흙으로 만든 이 불상들은 높이가 무려 5m나 되며 소조상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부처님이라 한다. 송광사는 부처님의 자비가 한없이 크고 너그러움을 상징하듯이 모든 것이 웅장하다.

태조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만든 위봉산성
태조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만든 위봉산성

◆위봉산성과 위봉사

송광사에서 오성한옥마을을 지나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약20분 정도 걸으면 산마루 고개에는 자연석을 다음어서 고르게 쌓은 위봉산성을 만난다.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산성은 대부분 전란 시 백성을 안전하게 피난시키기 위함이 주 역할이다. 그러나 이 산성은 특이하게도 전란 시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축성하였다고 한다. 초상화 한 점, 즉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이 깊은 산중에 악조건을 무릎 쓰고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동으로 이렇게 큰 산성을 쌓았다니 일반인들의 상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왕조시대에는 어진이 갖는 비중과 의미는 그 만큼 중요하고 무거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비구니 스님들의 도량인 위봉사
비구니 스님들의 도량인 위봉사

산성 안에는 14개의 사찰, 45곳에 우물, 물을 가두는 방죽이 9곳, 둘레가 약16km에 이르는 큰 규모의 산성이다.

'대동지지'에 따르면 위봉산성 안에는 산성을 지키고 관리했을 절이 14곳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위봉사만 남았다고 한다.

봉황이 새끼를 낳고 어미 2마리와 새끼 2마리가 도솔봉, 문필봉, 되실봉, 장대봉으로 날아가 둥지를 튼 형국이란 뜻에서 생긴 지명이 위봉(威鳳)이다. 위봉마을 아래에 있는 위봉사는 조선 말기 포련대사 시절에는 이 주위 50여 말사를 관장한 큰 절이었다고 한다. 근래에는 1990년에 개원한 위봉선원은 동·하안거는 물론 연중 쉬지 않고 정진 할 수 있는 선원으로 비구니스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관심 있게 보실 곳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보광명전 후불벽 뒷면 가득 메운 백의관음보살입상이다.

높지 않은 단아한 담장과 잘 정돈된 정원수, 마음에 와 닿는 싯구는 비구니도량임을 느낄 수 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운치 있는 절집이다. 여름철에는 300m 거리에 있는 위봉폭포에서 더위를 시킬 수 있다.

tip:
*가는 길: 대구→경부고속도→대전→대전통영고속도→추부IC→

17번국도→대둔산케이블카 주차장(소요시간 약2시간20분)

*완주 오성한옥마을:소양면 대흥리 산기슭에 있다. 전주한옥마을이 복잡하고 번잡하다면 이곳은한적하다. 소양고택과 아원고택을 중심으로 옛 고가들이 환경 친화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한옥스테이지도 가능하다. 인적드믄 산골에 위치하여 전원적인 느낌에 좋은 공기와 푸른 숲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한옥마을이다.
예약문의:063) 243-1022

*완주힐즈타운: 비봉면의 명산인 봉실산에 들어선 완주힐즈타운은 현대인들이 도시에서 자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조성된 자연 속 힐링공간이다. 숲 체험, 모닥불 고구마구워먹기, 흙놀이체험도 할 수 있다.
상설 불빛축제도 열린다.
예약문의: 063) 1899-5852 http//www.healjo.co.kr

*천호성지: 완주군 바봉면 천호성지길 124에 있다.
병인박해(1866년) 당시 천주교도들의 피난처였으며
성당과 순교자묘, 사제관,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해마다 많은 순례자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태평전주식당: 대둔산 입구 식당거리에 있다. 2대째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으며, 더덕구이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더덕구이는 더덕 밑에 파가 깔려나와 파의 향기와 더덕 향기가 어우러져 은은한 맛이 미각을 돋운다. 063) 263-3871
더덕모듬산채정식 1인분 2만원이다.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글·사진 이승호 답사마당 원장

leesh06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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