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내신시험 놓고 '이의제기' 빈번…학부모들도 가세 갈등 증폭

내신 영향력 커 학교 결정 수용 못하는 분위기도 한몫

대구 수성구 한 중학교는 최근 3학년 1학기 수학 기말고사를 치른 후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시험 전 일부 반에는 학습자료 유인물이 나갔지만, 다른 반은 이를 받지 못한 사실을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문제 삼은 것이다. 같은 교과목을 두 교사가 반을 나눠 가르치다가 빚어진 일이었다.

학교 측은 "유인물을 안 받은 반이 평균 점수가 높게 나오는 등 조사 결과 유인물과 시험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육지원청에 의뢰해 시험 문제와 유인물 간 연관성 여부를 최종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이의를 제기한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직접 의견을 조사한 뒤 그에 따라 추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학교 중간·기말고사를 놓고 학교와 학생, 학부모 간 갈등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대학 수시모집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커지고, 고입에서도 학교 성적이 중요해지면서 공정성 시비가 더욱 쉽게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 시험을 두고 발생한 크고 작은 잡음은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성구 한 고교의 수학 교사가 인근 학원에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조사 결과 학생 간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일단락되기도 했다.

교사들은 출제 과정에 문제가 제기됐을 때 뚜렷한 판단 기준 없이 학교 구성원의 협의로 추후 조치가 결정돼 학부모들이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한 고교 교사는 "시험을 치른 후 이의가 제기되면 교원으로 구성된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거쳐 재시험 등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은 교내 구성원이 내린 결정이라며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부모 교육열이 높을수록 시험에 대한 의견 제기가 많은 편이어서 학교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나 교장이 독단으로 후속조치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각 학교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사안을 공론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며 "교사의 지도법, 문항 유형 등 개별 사안을 세밀히 고려해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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