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양화가 김명숙 갤러리 더 휴 '김명숙전'

김명숙 작
김명숙 작 '인연'

"제가 즐겨 다루는 소재는 꽃입니다. 꽃은 제각기 다른 모습과 색채를 지니면서도 조화로움을 주는 것은 자연의 신비 그 이상일 것입니다."

서양화가 김명숙이 청도군 각남면 구곡리 소재 갤러리 더 휴에서 다음달 31일((수)까지 '김명숙展'을 연다. 5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회에 등장하는 주 오브제들은 꽃이다. 출품작 모두 제목도 '인연'이다. 그의 화폭에 그려진 꽃들은 쭉 빠진 '미인'이라기보다는 우리네 수더분한 '엄마'나 '누나'의 얼굴을 닮았다. 꽃의 형태가 실사적 묘사가 아니라 형태의 선이 다소 흐릿한, 어쩌면 발 뒤에서 수줍음을 머금은 새색시의 모습에 가깝다. 하지만 꽃이 지닌 화려한 본능은 결코 감출 수 없듯 강렬한 색감이 오히려 꽃의 원형에 더 다가가는 느낌은 작가만의 그림철학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김명숙의 작품은 보이는 것이 우선시 되는 지금 세상에서 느끼는 것이 무엇이며 감동을 통해 보이는 것 너머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집념이 녹아있는 결과물이다. 당연히 그 밑바닥에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연민이 깔려있다.

"진실한 작품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결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러려면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겠죠."

다부진 그의 작품철학이 화분에 가득 피어난 백합, 국화 등에 한껏 묻어있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꽃 이외에도 작가는 소박한 실내의 정물이나 도시의 귀퉁이 풍경에 화면의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아주 잠깐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것들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결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세상과 불완전한 인간의 흔적'이 곧 그의 작품의 대상인 것이다. 문의 010-6563-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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